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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Feb 11. 2016

어느 직장인의 세상만사 #4

4편. 복제와 확장 (당신의 삶을 연결하시겠습니까?)

회의실로 노트북을 들고 가서 회의를 준비하였습니다. 노트북에 빔 프로젝터 케이블(VGA 컨버터 또는 HDMI)을 연결하고 빔 프로젝터를 켰습니다. Fn + F5를 눌러서 프로젝터 모드를 선택합니다. 주로 선택하는 모드는 "복제"와 "확장"입니다. 노트북에 연결된 빔 프로젝터가 내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삶을 연결하시겠습니까? 난 어떤 모드를 선택해야 할까? 복제, 확장 그리고 연결끊기.. 


4편. 복제와 확장 (당신의 삶을 연결하시겠습니까?)


내 사무실 책상 위엔 17인치 노트북과 24인치 모니터가 있다. 두 기기는 HDMI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고 24인치 모니터는 확장 모드로 사용되고 있다. 파워포인트나 엑셀 작업을 할 일이 많은 편이라, 화면을 번갈아 이동하며 사용한다. 화면이 2개라서 능률이 2배로 올라가는 건 아니지만 1개일 때보다는 훨씬 일을 빨리 처리할 수 있다. 


평소엔 "확장"모드로 사용하다가 다른 사람들과 회의가 있을 땐 HDMI 케이블을 빼고, 회의실에 있는 빔 프로젝터에 노트북을 연결한다.  그때는 내가 작성한 파워포인트나 엑셀을 보여주기 위해서 Fn+F5를 눌러 "복제"모드를 선택한다. 다른 사람들이 빔 프로젝터 화면을 쳐다보는 동안에 난 내 노트북 화면을 보며 설명을 하거나 회의를 진행한다. 


그러다가 아주 가끔 회의 중간에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곤란한 상황이 오면 Fn+F5를 눌러 "연결끊기"를 선택한다. 이렇게 난 확장과 복제를 넘나들며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아주 가끔 확장과 복제에서 벗어나 연결 끊기를 선택해서 나 혼자만의 일을 하곤 한다.


내 노트북의 연결은 대부분 "확장"이다. 여기와 저기를 넘나들며, 파워포인트와 엑셀을 ALT+TAB을 눌러서 이동하며 일을 한다. 그리고 "확장"모드에서 만들어진 보고서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복제"모드로 전환한다. 나를 넘어서 이 세계로 확장해보자. 또한 내가 일하는 방식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복제해보자.


당신은 얼마나 "확장"하며 살고 있나? 당신의 삶의 대부분을 "확장"하며 살고 있나? 당신이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넘나들며 살고 있는가? 아니면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연결하지 않고 단절하고 살고 있는가? 당신은 음악적 재능이 넘치는데, 그저 책상머리에서 보고서나 쓰고 있는가? 꿈과 현실을 단절하고 살고 있다면, 확장해야 한다. 이 화면과 저 화면을 마우스로 넘나들 듯이 꿈과 현실도 넘나들 수 있는 법이다.


또한 당신은 얼마나 "복제"하며 살고 있나? 확장을 통해 만들어진 당신의 보고서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는가? 그저 당신만이 아는 비밀로 남겨둘 터 인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 확장에서 복제로 가는 길은 Fn+F5로 충분하다. 확장에서 복제로 나아갔다면, 당신의 PPT를 클릭하고 F5를 눌러 슬라이드 쇼를 할 때이다. 쇼타임을 해야 한다. 화려한 애니메이션 모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동영상이나 하이퍼링크가 없어도 당신의 PPT를 보여줄 시간이다.


그리고 때론 아주 가끔 Fn+F5를 눌러 "연결끊기"를 선택하라. 복제와 확장을 넘나들다가도 당신에게도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을 시간이 필요하다. "연결끊기"는 연결 잇기를 위한 쉼표이다. 빔 프로젝터가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의 삶을 연결하시겠습니까?"


P.S 때론 음성과 화면 둘 다 연결이 가능한 HDMI 케이블이 필요하다. VGA 컨버터로 충분하지 못할 순간도 있다. 볼륨을 크게 틀고 음악을 듣자. "The show must go on." -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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