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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Jul 19. 2021

[이제는 당신차례]일타강사의 영업비밀 (3편)

미장센, 오브제와 열린 결말

 1편의 키워드는 협주, 2편의 키워드는 아우디, 3편의 키워드는 토큰이었다. 글쓰기 스킬로 얘기하자면 1편은 정반합, 2편은 은유와 비교, 3편은 미장센이다. 기술적 난이도로 치면 1 < 2 << 3 정도된다. 나에게  중에 1편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3편을  것이다. 물론 1,2편이 기술적 난이도가 다소 낮다고 해도  글들이 의미하는 바가 3편보다 급이 떨어지는  아니다. 여기서 선택의 기준은 글쓰기 난이도 관점에서 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우선 이 글은 어떻게 구성하게 되었을까? 원래 최초 글쓰기 주제는 2번째 토큰, pH에 대한 아이디어 밖에 없었다. 환경에 대해서 얘기했기 때문에 pH는 이 글을 읽는 김권박정에게는 매우 친숙하고도 쉬운 주제이다. 하지만 pH만으로 글을 이끌어내기에는 글 구성이 너무 단순해서 그 이상의 깊이를 짜낼 수가 없었다. 영화로 치면 너무 단순한 플롯으로만 시나리오를 쓴 셈이다.


 그래서 pH 공통된 속성을 가진 주제를 찾았다. 2편에서 말한 은유라는 기법을 활용하게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첫번째 토큰, 씨앗이었다. 씨앗은 줄기가 되고, 나무되고, 열매 된다는 의미를 찾아내었다.   머리에서 번쩍  아이디어가 “돌고 도는순환이라는 개념이었다. 돌고 도는  원으로 연상되니깐 원을 상징하는 세번째 토큰, 파이를 생각해내었다. 이렇게 3가지 키워드인 pH, 씨앗, 파이를 하나로 묶었다.


  3가지 키워드를 속성으로 하는 단어를 골똘 생각해봤다. 그러다가 “빙고, 유레카하고 떠올린 단어가 바로 토큰이었다. 그러니깐 pH -> 씨앗 -> 파이 -> 토큰까지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그리고 토큰을 중심으로 첫번째 토큰은 씨앗으로, 두번째 토큰은 pH, 세번째 토큰은 파이로 전체 얼개를 구성하였다. 처음에 pH 시작한 아이디어 2,3번째 키워드를 도출하고, 1,2,3 키워드를 토큰이라는 오브제로 붂었다. 영화로 얘기하자면, 상징적 대상 또는 물건이  셈이다. 이런 식의 구성은 영화나 소설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할  있다.


 이렇게 토큰을 오브제로 하여 3가지 키워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바로 본론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바로 “미장센”이라는 무대장치를 설치했다. 바로 소설이나 영화처럼 인트로를 구성해봤다. 여기서 내가 물리적 의미로 쓴 “토큰”은 사진 속에 등장하는 “버스 토큰”이었다. 80~90년대에 버스를 탈려면, 버스정류장에 있는 매점에서 토큰을 돈 주고 사야했다.


 그래서 OO형과 내가 회사에서 처음으부서 배치받는  날을 “미장센으로 사용했다.  2004 2 9일로 시간을 돌려서, 회사 버스를 타고  부서배치 받는 회사건물에 내리는 장면으로 영화적 연출을 했다.  때는 물리적이고 형태가 있는 “토큰 버스기사에게 내진 않았지만, 나와 OO형은 돌고 도는 인생을 상징하는 “토큰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내가 2004년에 입사한 팀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갔는데, 2021 7월에    팀에 팀장이 된다는 중의적 의미로  “토큰 사용했다. 토큰이라는 오브제와 영화적 구성인 미장센을 알아챌  있었는가?


 여기에 또 잔기술을 넣어봤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학생용 토큰”을 가져왔다. 나와 OO형은 다 큰 어른이지만, 부서에 첫 배치를 받는 “학생”이라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진에 더 자세히 보면 월계관과 열쇠를 볼 수 있다. 학문을 통해서 입신양명하고, 학문을 열쇠로 열어보라는 의미로 보인다. 나에게 “학생 토큰”은 업무를 통해서 회사 가치에 기여하고, 업무를 열쇠로 열다는 의미로 해석하였다.


 이렇게 인트로를 미장센으로 엮어서 나에게도 추억을 되새기게 하고, 읽는 독자로 하여금 토큰에 대한 추억도 상기시켰다. 그리고 토큰을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과거의 물건 설명할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했다. 이렇게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가서 회상장면을 보여주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쓰는 방법이다.  기법을 글쓰기 테크닉에 사용하는 , 아주 좋은 시도이지만 매우 어려운 기술이기도 하다.


 그렇게 인트로를 구성해놓고, 본론에서는 내가 원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 첫번째 토큰에서는 박찬호, 박세리 얘기를 살을 붙여서 이야기가 단순하지 않으려고 구성했다. 두번째 토큰에서는 pH 통해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중화) 위해서 인력 Pool 폭넓게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 토큰에서는 토큰의 기하학적인 상징인 파이를 중심으로 우리는 역할이 다를  같은 인격체라는 사실을 파이라는 속성을 통해서 설명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글을 아래와 같이 맺었다.

 “이제 긴 글 3편을 마치겠다. 협주, 아우디 그리고 토큰.. 이 3가지 키워드로 이번 주는 매우 행복했다. 돌고 도는 토큰처럼 우리는 언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 줄 모른다. 언젠가 큰 바다가 되어서 바다에서 만나면 동해를 걸쳐, 태평양으로..태평양을 걸쳐 대서양까지 향해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큰 바다가 되어 만나면 동해를 걸쳐, 태평양으로.. 태평양을 걸쳐 대서양까지 향해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는 표현은 열린 결말이다. 3편으로 이 글은 마무리 되고, 김권박정이 3편의 글을 읽고 느끼는 바도 클 것이다. 우리는 이 글을 읽고 난 이후의 삶이 더 중요하다. 여기서 쓴 마지막 테크닉이 “열린 결말”이다. 글의 마지막에는 독자로 하여금 다짐이나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금상첨화인 셈이다.


 드디어 비로소 3편의 글쓰기와 3편의 글쓰기 잘하는 법을 모두 완성하였다. 이제 이 글의 제목이 다시 살펴보자. 빙고!! [이제는 당신차례]이다. 글을 잘 쓰는 것도 [이제는 당신차례]이고, 바다를 향하는 것도 [이제는 당신차례]이다. 그동안 3+3편의 긴 글을 읽는다고 고생 많았고, 주말에 혼자서 컴퓨터나 노트를 꺼내놓고, 글 한 편 써보는 건 어떨까?


P.S 최고의  잘쓰는 법은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입니다. 아무리 기법이나 테크닉을 알더라도 몸소 실행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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