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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Aug 23. 2021

바람이 분다.

가을을 재촉하는 태풍을 맞이하다.

 바람이 분다. 태풍이 저 멀리 남태평양에서 올라온다. 비와 바람을 가득 실은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가 지구의 불균형한 에너지 상태에 균형을 맞춘다. 태풍이 없다면, 지구의 열적 불균형은 더 심해졌으리라. 지구가 점점 뜨거워진다는 건, 더 많은 에너지 불균형을 초래하고 더 많은 에너지 덩어리가 생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인생도 이와 같을지 모른다. 내 삶에 균형이 문제가 생기면,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가 발생한다. 그렇게 생긴 태풍은 비와 바람을 가득 싣고, 우리의 마음을 휘젓기 시작한다. 그렇게 비(눈)와 바람(분노, 절망, 실망, 좌절)을 뿌리고 나면 내 마음에는 산사태가 나기도 하고, 침수가 되어 한동안 이재민의 생활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냉정하게 살펴보면, 에너지의 불균형은 언젠가 해소되어야 할 중대한 문제이다. 태풍은 순간적으로 역기능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순기능을 한다.


 바람이 분다. 가을을 재촉하는 태풍이 서서히 북상한다. 이제  비를 가득 한반도에 쏟아내고, 거센 비바람으로 한반도에 생채기를  것이다. 요즘  마음도 이러하다.  마음에 생긴 거대한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 거대한 태풍이  마음을 휩쓸고 있다. 속상한 , 화나는 , 실망하는 ,, 무엇보다도 나에 대한 실망이 가장 크다. 그렇지만,  태풍은 결국 나를 살리기 위한 거대한 균형자이다. 태풍은 절대로 조용히, 아무런  없이 지나가지 않는다.


 그래도 그 태풍으로 인해 내 마음은 정리된다. 가을을 재촉하는 태풍을 맞이한다. 그리고 태풍이 끝난 자리에 내 마음을 추스르고, 수확의 기쁨을 찾아야 한다. 오늘 밤, 비바람이 몹시 불어오리라. 그리고 내 마음의 불균형을 날려버릴 거대한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가을을 맞이하리라. 나에게 태풍은 거대한 도전이자 내 삶에 균형을 잡아주는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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