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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Aug 31. 2023

미국 국립공원 캠핑 여행 준비

미국식 초막절 : 서부 개척시대를 기억하라.

개인적으로 미국 여행을 제법 많이 했다. 대부분의 여행은 가족들과 함께 미국 국립공원 캠핑을 하였다. 물론 패캐지 여행으로 오가는 이동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호텔에서 편안하고 쾌적하게 여행하는 게 편리하긴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미국 국립공원에서 텐트를 치며 캠핑을 하는 것도 매우 강력한 경험을 동반한 체험이 된다. 그래서 그간 총 3번에 걸친 미국, 캐나다 국립공원에서 캠핑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기록으로 남겨본다.


첫째, 공항이나 시내에서 중형 또는 대형 SUV 렌트하기


미국에 도착하면, 캠핑에 적합한 차량을 우선 렌트를 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렌트를 할 때 중형 또는 대형 SUV를 렌트하는 걸 추천한다. 미국에서는 팰리세이드, 익스플로러, 트래버스 정도급이 중형 SUV로 분류되고, 익스페디션, 타호, 서버번 같은 어마무시한 사이즈는 대형 SUV로 분류된다. 미국에서 큰 차를 운전하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많지만, 미국은 대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거의 직선구간의 도로들이 쭉쭉 이어져서 크게 운전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중형 SUV이상을 빌려야 텐트를 비롯하여 각종 캠핑장비를 싣기에도 편하고, 갑자기 비가 와서 텐트에서 잠을 자기 어려울 경우 차박도 가능하다. 그래서 세단보다는 중형이상의 SUV를 렌트를 권한다. 미국의 유류비는 지금 환율로 계산하면 대략 1,400~1,800원/리터 정도 되고, 워낙 쭉 뻗은 도로를 다니기 때문에 아무리 큰 차라도 연비는 8~10km/리터 나온다. 대략 미국 자동차 캠핑여행을 하면 약 3,000 ~ 5,000 킬로 운전하기 때문에 유류비는 50만 원 내외로 예상하는 게 좋다.


둘째,  부피가 큰 캠핑장비는 미국에서 구입하기

여름철에 미국 캘리포니아는 거의 비가 오지 않는 날씨이므로 캠핑하기에 무척이나 좋다. 그래서 미국에 도착하면, 주변에 월마트를 검색하면 된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자동차에 바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구글맵이나 애플맵을 쓰면 누구나 월마트로 갈 수 있다. 월마트에 가면 통상적으로 식료품 파는 코너의 반대쪽에 캠핑 용품을 판다. 그리고 캠핑용품 바로 옆에는 총기류를 파는 매장이 별로로 있다. 텐트는 6인용, 3인용을 판매하는데 월마트 자체 브랜드인 오자크 트레일이라는 텐트는 대략 60~80달러 수준이고, 캠핑의자는 10~30달러 수준이니 거기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바닥에 깔아야 하는 매트도 거기서 구매하는 게 좋다. 그리고 거기서 부탄가스도 함께 사는 게 좋다. 거기서 캠핑 장비를 다 산다고 해도 대략 200달러 내외밖에 안 하고, 호텔에서 2~3박 정도밖에 들지 않는 비용으로 캠핑을 하게 되면 비용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셋째, 미국 국립공원 내 캠핑장 자리 예약하기

미국 국립공원 내 유명한 캠핑장은 자리 예약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발품을 잘 팔면, 충분히 구할 수 있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립공원은 www. recreation.gov라는 웹사이트에서 예약을 할 수 있다. 대략 1박에 20~30달러 수준으로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고, 통상적으로 2~3박 정도 머물면서 주변에 다니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미국 국립공원 내 캠핑장은 기본적으로 전기가 제공되지 않고, 수세식 화장실이 없다. 또한 휴대폰도 거의 터지지 않는 지역이다. 그래서 매우 불편하지만, 가족들이 스마트폰에 빠지지 않고, 충분한 대화를 할 수 있다.


이 정도만 준비해도 미국 캠핑여행 준비는 70~80% 이상은 한 것 같다. 이번에 마지막 미국 캠핑여행을 하면서 문득 깨달은 사실이 있다. 왜 미국 사람들은 국립공원에서 이렇게 불편한 여행을 하는 것일까?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마도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에 대한 향수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과거 미국의 선조들이 마차를 타고 가다가, 텐트를 치고 황량한 초원에서 야영하던 그 시기를 기억하며, 가족들과 함께 경험을 해보며 옛날 미국 선조들의 고생한 걸 체험해 보는 건 아닐까? 하는 나만의 생각이었다. 물론 국립공원 내에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려는 의도도 있고, 야생동물들과 함께 공존하는 생태주의적 관점도 물론 있지만, 미국 사람들이 자녀들에게 미국 개척시대의 정신과 고생한 체험을 미국인들이 체험하게 하는 집단의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마치 유대인들이 40년의 광야에서 텐트 치고 살았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 초막절을 지내는 것처럼 미국 사람들은 어린 자녀들을 차에 싣고 가서 텐트 치고 야영하면서 미국 개척시대정신을 잊지 않고 체험하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현대의 문명과는 잠시 단절을 하고, 자연 속에서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스테이크를 저녁을 먹고 불멍 하면서 마시멜로를 구워 먹으며 가족들과 수다를 떨며 보낼 수 있다. 미국 국립공원 캠핑여행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여행체험이 될 수 있기에 매우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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