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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Mar 10. 2016

소설로 써보는 한동대 이야기 #7

7편. 건축자의 버린 돌, 모퉁이 돌이 되다.

과거와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도 주류로 살고 싶은 적이 없습니다. 여저히 전 이상한 놈이고, 제 식대로 세상을 살고 싶습니다.


7편. 건축자의 버린 돌, 모퉁이 돌이 되다.


짧게나마 한동대의 설립과 장점, 단점 등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그러면 한동의 역할은 어떤 식으로 이어져야 하는지 소설을 써본다. 상징적인 사건들을 통해서 그 일을 복기해보자.


1995년 수요채플 어느날


현재 본관건물 중에서 운동장 방향으로 4층은 1995년에 채플공간으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2층 건물에는 1996년 즈음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카페공간도 있었다. 효암채플이 생기기 전의 일이었으니, 초창기 학번들은 다들 기억하고 있는 추억의 장소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1995년 수요채플 시간이었는데,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님께서 말씀을 전하셨다. 그 때만해도 이동원 목사님도 40대 장년의 쌩쌩한 체력과 젊은 영성을 가지고 계셨고, 한국 기독교계의 기대(?)를 뜸뿍 받는 새내기 20살 학생들에게 특별한 말씀을 선포해주셨다.


설교가 마무리될 시점에, 이동원 목사님의 전매특허 기도를 시작하셨다. 지금 생각하면 목사님 스타일도 어느 정도 파악되어서 자연스러웠을텐데, 그 당시 나도 무척이나 색다른 경험을 목도하였다.


이동원 목사님은 "오늘 말씀을 듣고, 하나님께 헌신을 하기로 작정하시는 형제, 자매 분들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시길 바랍니다." 라는 멘트로 시작했다. 그리고 "이미 주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하신 분이나, 오늘 처음 감동을 받아 그리스도로 영접하시고자 하는 분들도 그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길 바랍니다." 라고 계속 멘트를 이어 나가셨다.


처음엔 다들 당황하는 분위기였다. 일어나야하나 마나, 실눈을 뜨고 누가 일어났을까 이런 마음도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상당수 많은 학생들이 헌신하는 맘으로 순수한 맘으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도 팀별로 자리를 배정해서 앉았는데 뒤쪽에서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깨버리는 친구가 일어났다. 그리고 뜨거운 눈물로 기도하는 것을 봤다. 아마 95학번들은 그 친구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실명을 거론하기엔 프라이버시 침해가 있어서 A군이라 해두자.)


그 친구는 "짐승" 모임에 대표주자였다.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그 친구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눈물로 기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강대상으로 나갔고, 많은 친구들이 그 친구를 부여잡고 기도했다. 난 개인적으로는 그 사건이 상징적으로 한동대의 "미래"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성경에서도 먼저된 자 나중되고, 나중된 자 먼저된다고 말씀하셨다.


난 개인적으로 한동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사람들이 그 "친구"들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바나바가 사울을 "바울"로 변화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한동대에서 소위 비주류인 사람들이 주류를 부끄럽게 할 때가 반드시 올 것이다. 건축자의 버린 돌이 모퉁이 돌이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사람들을 보면 그 시대의 기득권내의 비주류이거나 비기득권내의 주류처럼 "비주류"가 많다. 논란의 여지는 많지만 중동의 쿠르드족이었지만 절대군주가 된 "살라딘",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코르시카의 태어나 황제가 된 "나폴레옹",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태어나 전세계를 광란으로 몰았던 "히틀러", 제대로 된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고 입양아로 컸지만 애플월드를 이끈 "잡스" 등 역사에서는 소위 비주류 중에서 게임의 룰을 바꿔버리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인물들이 수없이 많다.


그들은 그 시대 상황에서 문제점, 개선점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개혁, 혁명을 일으키는 주체는 "비주류"가 될 개연성이 상당히 크다. 주류는 그 시대의 혜택을 받았고, 변화시킬만한 정서적, 이성적 모티브가 약하다. 하지만 비주류는 그 시대의 혜택은 커녕 차별을 몸소 체험했고, 변화시킬 모멘텀을 충분히 가진 트리거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그래서인지 한국 기독교도 정통적인 신학대학 출신 목사님보다 일반대를 졸업하고 만학으로 신학을 하신 목사님이 신학교 학풍에 휘둘리지 않고, 선배 목사님의 권위에 눌리지 않고 개혁적인 목소리를 많이 내셨다.


한동대도 사실상 스카이를 비롯한 인서울 대학교에 비하면 비주류이다. 거기다가 지방에 있는 지리적 여건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한동대나 포항공대가 곤고한 그 체계를 깨는데 많은 어려움과 장점을 두루 가지고 있다. 그것이 비주류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다.


또한 한동대 내부에서도 소위 비주류라고 일컫는 동문들이 이제 한동대를 변화시킬 주역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단언컨대 확신한다. 예수도, 베드로도, 바울도, 다윗도, 요셉도 모두 비주류에서 주류를 변화시킨 사람들이다.


난 1995년 수요채플 어느날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 변화의 바람에 서 있을 한동풍을 맞으며 그 변화를 목도할 비전을 가지고 있다. 내 소중한 친구들.. 한동대의 반쪽이었던 비주류의 친구들이 나중된 자가 먼저되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할 것이다. 그리고 건축자의 버린 돌이 모퉁이 돌이 되어 웅장한 건물을 지탱하는 주춧돌이 될 것이다.


P.S 이제 한동대 시리즈도 3편 남았습니다. 마지막 10편을 공개하는 날에 어직세 9편와의 멋진 랑데뷔를 함께 공개합니다. 어떻게 랑데뷔 되는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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