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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Mar 14. 2017

라라랜드를 꿈꾸는 당신에게

#1. 라와 라의 이야기

 라라랜드를 아주 최근에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내용과 음악의 여운이 아직도 잔잔하게 내 마음에서 파도를 칩니다. 아주 사적인 영화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1. 라와 라의 이야기

 라라랜드는 LA의 또 다른 닉네임이라고도 하고, 현실과 다른 꿈같은 나라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음악을 전면으로 내세운 뮤지컬 영화가 아닌가? 그러면 음악적인 스토리텔링이 있을꺼라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스토링텔링이 바로 도레미파솔라시도의 '라'에 대한 상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바스찬 역 라이언 고슬링의 '라'와 미아 역 엠마 스톤의 '라'의 이야기 인 셈이다.

 

 라이언 고슬링은 자신 만의 재즈바를 운영하고, 정통 재즈음악을 연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실은 레스토랑에서 듣기 좋아하는 음악을 파트타임으로 피아노로 연주하는 신세이다. 또한 파티에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입은 채 키보드를 연주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가 바라는 삶은 도레미파솔라시도에서 낮은 '도'의 삶이다. 그저 자신이 원하는 재즈음악을 하고 싶을 뿐인데, 밀린 공과금을 내어야 하는 신세이다 보니 생계를 위해서 피아노 앞에 서지만 번번히 해고되고 만다.

 

 이 땅의 수 많은 '라'들이 그렇게 살고 있다. '라'는 '낮은 도'처럼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하지만, 현실은 '낮은 도'에서 '라'까지 올라오라고 부추긴다.

라이언 고슬링 집에 방문한 누나는 "꿈"을 쫓아 사는 동생에게 "낭만은 부정적이다"라고 말한다. 누나는 '낮은 도'를 꿈꾸는 '라'에게 현실을 보라고 얘기한다. 낮은 도에서 아둥바둥 라까지 올라온 '라'는 "왜 낭만을 부정적인 것처럼 말해?"라고 토로한다. 그리고 엠마 스톤을 만나고, 자신이 원하는 음악이 아닌 대중적인 음악을 하게 이른다. '낮은 도'에서 이왕이면 '높은 도'까지 올라가보자. 사람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월드 투어도 하며, 그토록 하고 싶어한 보이스에도 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라'는 '높은 도'의 삶을 살아가지만 항상 '낮은 도'의 삶을 염원한다. '라'로서 살아가고 있지만, '낮은 도'로 살아가기를 꿈꾼다.

 

엠마 톰슨은 매번 영화 오디션에 떨어진다. 영화 세트장 커피숍에서 일하는 직원이지만 꿈을 잃지 않는다. '높은 도'를 꿈꾸는 '라'로 살아간다. 영화배우가 되어서 스타가 되고 싶어한다. 그래서 쏟아진 커피자국을 지우진 못한 초라한 복장으로 오디션에 가지만 매번 떨어진다.  그녀가 바라 삶은 도레미파솔라시도에서 높은 '도'의 삶이다.


 이 땅의 수 많은 또 다른 '라'들이 그렇게 살고 있다. 방송국의 수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그렇게 스타가 되고 싶어한다. 라에서 높은 도까지는 겨우 3단계이다. 낮은 도에서 라까지 아둥바둥 살아왔다. 이제 시와 도만 거치면 그토록 원하는 스타의 삶을 살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언제나 냉정하다. 매번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삶이다.


 이 땅에는 라이언 고슬링 '라'와 엠마 스톤 '라'가 살아간다. 그저 내가 하고 싶어하는 낮은 도를 살아가고 싶지만 주변인들이 '낮은 도'를 낭만이라고 얘기하고 아둥바둥 '라'로 살라고 한다. 또한 나는 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높은 도로 살아가고 싶지만 '높은 도'로 올라가지 못하고 번번히 떨어지고 만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재즈음악이 '낮은 도'라면 내가 되고 싶은 영화배우는 '높은 도'의 삶이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낮은 도를 꿈꾸는 '라'는 구형 오픈카를 몰고 높은 도를 꿈꾸는 '라'는 친환경 프리우스를 몰고 다닌다.


 낮은 도라고 낭만적이고 고고한 삶이고, 높은 도라고 허황되고 세속적인 삶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단지, 이 땅에는 수많은 '라'와 '라'가 만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얘기가 바로 '라라랜드'인 것이다. 나는 어떤 '라'인가? 내 삶이 고루한가? 내가 꿈꾸던 삶은 이게 아닌데 내 꿈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내가 꿈꾸는 삶에서 번번히 좌절하는가? 당신의 삶이 어떠하던지 우리는 '라'이다. 낮은 도의 삶이던 높은 도의 삶이던.. 우리 인생은 도레미파솔라시도이다.


P.S 참고로 난 낮은 도를 꿈꾸며 살고 있는 '라'입니다. '라'가 고작 할 수 있는 '낭만'이란 브런치 글쓰기입니다. 하지만 '라'로 살아가는 것도 제겐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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