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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Mar 18. 2017

세바스찬의 구심력과 미아의 원심력

Welcome to SEB'S와 So long Boulder city

5일 연속으로 휘몰아치듯이 글을 썼습니다. 이제 대장정의 끝에 섰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아직 정리되지 않은 글들을 마무리 지어야겠습니다.


세바스찬의 구심력과 미아의 원심력


 세바스찬은 고집스럽게도 정통 재즈를 추구합니다. 재즈 뮤지션 호기 카마이클의 옛 의자를 소장하고 있고, 집에서 피아노 연습할 때는 오래된 LP를 튼다. 30년은 훨씬 지난 중고 컨버터블 차에서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감상한다. 집에는 아직도 풀지 못한 짐들로 가득 차 있고, 자신만의 재즈바를 운영하게 되면 그 짐을 다 풀어서 인테리어 장식품으로 쓸 예정이다. 세바스찬에게는 아주 오래된 재즈음악에 대한 열정이 자신의 인생의 구심력이다. 빙글빙글 원운동을 하는 일상의 생활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의 중심은 재즈음악이다. 재즈에 대한 사랑이 그에게 구심력이다.

 

 미아는 새로움에 항상 열려있다. 아이폰을 쓰고, 친환경 프리우스를 타고 다닌다. 그녀는 멋진 여배우가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배역을 맡아서 살아가는 꿈을 꾼다. 멋진 옷도 새로 입고, 새로운 파티에 초대되거나 찾아서 간다. 그녀는 배우가 되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열정이 있다. 그 열정이 자신의 인생의 원심력이다. 네바다 주 Boulder City 촌구석에서 자란 그녀의 인생 원점으로부터 떠나서 파리에 가서 영화를 찍고 싶어 한다. 


 세바스찬은 미아와 헤어지고 자신만의 재즈바를 오픈한다. 거기에 호기 카마이클의 옛 의자도 전시하고, 집에 있던 각종 레코드, 신문 스크랩을 장식품으로 쓴다. 그리고 재즈 연주자를 무대 위에 세우고, 자신도 피아노를 치며 재즈음악을 연주한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말한다. "Welcome to SEB'S"라고 말이다. 그는 자신만의 공간을 드디어 만들고, 그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얘기한다. "셉스로 오라"라고 얘기한다. 세바스찬은 원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삶을 산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Welcome To SEB'S"라고 얘기하고, 자신의 음악을 사람들에게 연주한다. 


 미아는 자신의 얘기가 아닌 이모의 얘기로 연극 시나리오를 쓰고, 리알토 극장에서 초연을 한다. 무참하게 실패하였고, 그녀는 다시 네바다 Boulder City로 돌아간다. 그 연극의 포스터는 "So long Boulder City"이다. "안녕~, Boulder City"이다. 그녀는 네바다 Boulder City를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마침내 오디션에 합격해서 파리에 가서 그녀의 첫 번째 영화를 찍는다. 그녀는 그렇게 떠난다. Boulder City라는 원점을 떠나서 살아간다. 그래서 그녀는 "So long Boulder City"라고 쓰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연기하며,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세바스찬의 구심력과 미아의 원심력은 두 원점을 향한 "돌아감"과 "벗어남"의 이야기이다. 세바스찬이 한 밤중에 미아의 집 앞에서 클락션을 크게 울리며, 동네방네 사람들을 다 깨운다. 그리고 꼭 오디션을 보라고 재촉한다. 그런데 미아는 어떻게 집을 찾았냐고 반문한다. 세바스찬은 네바다 Del Prado Libraray 앞이 미아의 집이라는 얘기를 듣고 놓치지 않는다. 세바스찬은 미아의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기억했다. 그리고 미아가 작명해준 SEB'S라는 재즈바 이름도 기억해서 그 이름을 건 재즈바를 오픈한다. 


 영화 마지막에 미아의 남편이 한곡 더 듣고 가자고 제안하자, 미아는 "시간이 없다"며 자리를 뜨자고 한다. 호기 카마이클의 의자를 소장하고, 미아의 집 위치를 기억하고, 미아가 작명한 SEB'S(셉스) 이름도 재즈바 이름을 세바스찬... 세바스찬에게 어포스트로피 ' 는 8분 음표였다.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은 8분 음표였다. 4분 음표가 아니라 8분 음표는 반박자 음표이다. 그 음악을 다시 사랑하게 만들고, 8분 음표의 사랑을 알게 해 준 미아에게 마지막으로 웃음을 보내며, 손짓을 한다. SEB's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그리고 안녕 Boulder City(미아를 상징).. 세바스찬의 구심력과 미아의 원심력이 만났던 라라랜드.. 이젠 안녕..


끝으로 2주간 라라랜드를 만나서 즐거웠다. 그리고 이제 라라랜드를 떠나보낼 차례이다. Welcome to Lalaland and So long Lalaland. 


P.S 눈치를 챈 사람도 있겠지만, 본편 3편은 OST에 나오는 Epilogue(라라랜드에 대한 얘기_구심력)이고, 번외 1편은 The End(작가가 하고 싶은 얘기_원점)였고, 마지막 번외 2편은 City of Stars(라라랜드를 끝내는 얘기_구심력)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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