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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Mar 24. 2017

아이폰7+의 소소한 사용기

5에서 7로, S에서 +로

3년 5개월을 함께한 아이폰5S가 정확히 3.11일에 고장이 났다. 급속한 배터리 사용으로 한나절 사용이 버거워, 자가로 배터리를 교체한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먹통이 되어 버렸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기능은 멀쩡한데, 통신사(SKT) 신호를 전혀 잡지 못해서, 통화나 문자를 보낼 수 없었기에 토요일 오후에 긴급하게 동네 통신사 대리점으로 직행해서 아이폰7+를 손에 쥐게 되었다. 아이폰5S를 쓰다가 아이폰7+로 기변하면서 느낀 소소한 사용기를 쓴다.


1. 아이폰7+로 사진을 찍다.

 확실히 사진이 좋아졌다. 원래 사진을 이쁘게 찍는 목적이 아니라 기록의 용도로 찍는 탓에 사진 품질에는 무던했는데, 확실히 찍어보니 달랐다. 5S는 피사체와 나 사이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면, 7+는 피사체와 나 사이에 사진을 찍는 카메라라는 느낌이 든다. 픽셀수가 많아졌다니, 렌즈 밝기가 밝아졌다느니 이런 복잡한 기술적인 얘기를 꺼내지 않아도, '+'라는 의미는 렌즈를 하나 더(+) 한게 아니라 아이폰7+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이 아니라 이제 카메라라는 기기적 특성을 그대로 더했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즉, 7과 7+에서 +는 '화면이 커졌다. 렌즈를 더했다'라는 기술적, 기능적 더함이 아니라, "피사체와 나사이"에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는 정서적 심리를 더하여 준다. 그리고 우리가 오래 전에 인화된 사진을 본 4 x 6 사이즈와 유사한 아이폰7+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아이폰7+는 아이폰5S와는 다르게 카메라로 찍는 순간과 그 사진을 감상하는 순간을 느끼게 해준다. 화면이 커지고, 렌즈를 하나 더 추가한 기술적, 기능적 발전을 +라는 매개체로 사진찍기, 사진감상이라는 정서적, 심리적 감성을 던져준다.


2. 반지갑에서 장지갑으로

 5S가 반지갑이라면, 7+는 장지갑과 같다. 쉽게 꺼낼 수 있고, 바지 뒷주머니에 쏙 들어간 반지갑처럼 아이폰5S는 꺼내고, 들고 다니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하지만 7+는 장지갑처럼 바지 앞주머니, 뒷주머니에 쏙 들어가지도 않는다. 그래서 장지갑처럼 사용할 때는 편하지만, 들고 다니기엔 불편한다. 어떤 사람들은 아이폰5 사이즈가 진리라고 한다. 스티브 잡스의 "현안"이라고도 얘기한다. 하지만 사용에 대한 효용성과 이동,보관에 대한 효용성은 서로 다르다. 5S는 자판입력이 자연스럽다. 문자나 텍스트를 한 손으로 해결할 수 있다. 즉 기기와의 소통이 "텍스트"으로 이루어지기 쉬운 기기이다. 아이폰7+는 자판입력이 불편하다. 한손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커져버린 화면때문에 텍스트 입력이 불편해지자, 이를 해소코자 "Siri"를 등장시켰다. 텍스트 입력을 목소리로 바꾸어 버렸다.


 그리고 출퇴근 이동 중이나 지루한 시간대에 보다 큰 화면으로 동영상하기 좋아졌다. 아이폰5S가 텍스트 위주의 사용성에서 화면 위주의 사용성으로 바꿨다. 그리고 그 간극은 "시리"로 메꾸었다. 그래서 아이폰5S에서는 텍스트 입력으로 손가락이 많이 사용한 반면, 7+에서는 손바닥에 놓아두고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한다. 즉 손가락에서 손바닥으로 사용감이 달라지고, "시리"가 손가락 역할을 대신한다.


 커져버린 크기에서의 사용감이 달라지자, 전원버튼도 세로에서 가로로 위치를 바꿨다. 즉 손바닥에 가로로 놓아두고, 전원을 왼손 집게손가락으로 끄기 쉽게 만들었다. 아이폰5S는 주로 가로로 쓰기 때문에 왼손 집게손가락으로 가로 윗쪽 전원버튼을 누리고, 아이폰7+는 주로 세로로 쓰기 때문에 왼손 집게 손가락으로 세로 왼쪽 전원버튼을 누를 수 있게 바꿨다.


3. 저장공간은 늘었다. 그리고 또 늘릴 수 있다.

 5S때는 16기가를 썼는데 너무나 불편했다. 1~2기가 앱을 깔기엔 벅찼다. 영화나 드라마 보는건 언감생심이었다. 그래서 아이클라우드 50기가(월 1달러)를 구입해서 썼다. 7+는 32기가로 샀다. 1~2기가 앱은 어느정도 깔 수 있고,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도 이젠 가능해졌다. 그리고 부족한 공간은 아이클라우드로 대신한다. 저장공간이 16에서 32기가로 늘고, 불편하지 않을 수준으로 공간이 넓어졌다. 5S 16기가는 4인 가족이 15평에 살고 있는 느낌이었다면 7+ 32기가는 4인 가족이 27평에 살고 있는 기분이다. 거기다가 보통 몇 기가에서 수십기가 공간을 차지했던 사진들은 아주 저렴한 창고(아이클라우드)를 빌려서 보관하고 있는 기분이다.


 찍은 사진은 아이클라우드에서 보고, 막 찍은 뜨끈뜨끈한 신상은 4x6 인화사진으로 보는 기분이다. 저장공간이 16에서 32기가로 늘어난 만큼 공간활용성이 커졌다. 그리고 부족한 공간은 아이클라우드로 대신할 수 있다. 아이폰7+로 제대로 아이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5에서 7으로, S에서 +로 바꾸었다. 백만원이 넘는 가격에 대해서는 사실 논란이 많다. 하지만 백만원이라는 지불가치가 고성능, 대화면, 대용량 밧데리, 대용량 저장공간이라는 기술사양을 위한 것이라면 아까울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을 쓰는 정서적, 사용성에 대한 플러스(+)라면 아깝지 않다. 그래서 난 아이폰7+를 샀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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