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방정식이 들려주는 인생이야기

근의 공식, 당신이 가진 두가지 해

by 정윤식

얼마 전에 "평행을 꿈꾸며 (부제 : 평행, 그 영원한 동행)"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1차 방정식으로 공간, 시간, 영원, 동행, 무한, 인생을 풀어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생각한 바를 글로 엮었습니다. 문득 아침에 네스프레소로 내린 카페라떼를 마시다가 1차 방정식에 이어 2차 방정식에 대해 글을 써볼까 생각했습니다. 마치 갑자기 쏟아진 한 여름철 소나기처럼 아이디어가 머리 속에 퍼부었습니다. 머리 속에 담아두었던 생각들을 세상에 방류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목 : 2차 방정식이 들려주는 인생이야기 (부제 : 근의 공식, 당신이 가진 두가지 해)


1차 방정식은 중학교 때 배웁니다. 2차 방정식은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배울 수 있습니다. 요즘은 선행학습이라는 무서운 전염병 때문에 초등학생들도 근의 공식을 외웁니다. 선행학습이 대입이라는 질병에 맞서는 백신으로의 기능을 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호기심과 사고기능을 저해하는 전염병이 된지 오래입니다. 2차 방정식은 ax2+bx+c=0으로 표현됩니다. (여기서 x2은 x^2을 의미합니다. 수식으로 표현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2차 방정식을 푸는 법을 가르치진 않습니다. 맨 처음에 배우는 개념은 "인수분해"입니다. 예를 들면 x2-3x+2=0 라는 식을 풀면 두 개의 해는 x=1, x=2입니다. 즉 x2-3x+2 = (x-1)(x-2)=0로 재정의할 수 있습니다. 인수분해가 무엇을 의미할 까요? 대개의 경우 x라는 답이 정수일 경우 인수분해는 직관적으로 매우 유용합니다. 2차 방정식을 일차방정식의 곱으로 만들어버리는 발상이 바로 인수분해입니다. 그런데 "선행학습"이라는 전염병은 생각을 멈추게 만듭니다. 그저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게 만듭니다. 그런데 2차 방정식을 직관적으로 1차 방정식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한정적입니다. x2의 계수가 1이어야 하고, x의 해가 보통의 경우는 정수이어야 직관적으로 풀립니다.


인생의 많은 문제들은 2차 방정식과 비슷합니다. 매우 특수한 경우에는 가장 단순한 형태인 1차 방정식의 곱으로 표현됩니다. 그래서 보통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답변들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방법과 같이 아주 직관적인 선택이 그렇습니다. 시간과 돈으로 인수분해 하면 말할 수 있는 답변이 아주 직관적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2차 방정식을 1차방정식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통사람은 x2의 계수가 1이어야 하고, 그 해가 정수일 경우에만 풀 수 있습니다.

2차 방정식이 당신에게 들려주는 첫번째 인생이야기는 "당신이 고민하는 2차 방정식을 1차 방정식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입니다. 당신이 가족과 직장이라는 문제 앞에 있습니까? 그 문제를 1차 방정식의 곱의 문제로 바꿀 수 있다면, 아주 간단하게 답을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쉽게 1차 방정식의 곱으로 바꾸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조언은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그 사람들도 직관적으로 답하긴 하지만, 그 문제가 x2의 계수가 1도 아니고, 근이 자연수도 아닌 좀 복잡한 형태의 2차 방정식입니다. 다른 사람이 말해주는 답변은 그 사람이 푼 "2차 방정식"의 해일 뿐입니다. 당신에게는 당신만의 2차 방정식이 있습니다. x2-3x+2=0와 2x2-6x+4=0는 사실 똑같은 문제입니다. 2x2-6x+4=2(x2-3x+2)=0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당신 앞에 놓인 2차 방정식을 잘 관찰해보고, 1차 방정식의 곱으로 인수분해 해보세요. 그럴 수 있다면 당신은 쉽게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쉽게 내놓는 정답이라면 당신도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상대방의 조언을 듣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가 문제를 어떻게 푸냐에 달려있습니다. 2차 방정식을 1차 방정식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 문제를 다른 사람과 똑같이 쉽게 그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쉬운 2차 방정식으로 판명된다면, 당신은 그 문제를 쉽게 1차 방정식의 곱으로 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비극적이게도 그런 문제들이 흔치 않습니다. 보통의 경우 5x2-8x+17=0와 같이 한 눈에 도저희 인수분해할 수 없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수학자들의 2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만들어 놨습니다. x = -b (+,-) root (b2 - 4ac) / 2a입니다. (도저히 제 아이패드에서는 근의 공식을 단순한 수식으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근의 공식만 있으면 2차 방정식을 풀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인생의 모든 문제가 2차 방정식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근의 공식을 자세히 살펴보면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근이 +,-의 간극이 있습니다. 2가지 답은 (b2-4ac)/2a가 0되는 지점을 중심으로 똑같은 간격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2차 방정식을 풀었는데 그 안에 (b2-4ac)/2a=0가 되는 1차 방정식이 또 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점이 중심이 되어 같은 간격으로 떨어진 두 점이 2차 방정식의 해가 됩니다. x2-3x+2=0라는 2차 방정식은 x=1, x=2라는 근이지만 -b/(2a) = 3/2 = 1.5을 중심으로 (b2-4ac)/2a=[(-3)^2-4*1*2]/2=0.5 간격으로 벌어져 있습니다. 와우!!!


당신이 고민하는 문제의 해답은 2개가 있습니다. 그 두 개의 답은 항상 어떤 점을 중심으로 동일한 간격으로 위치해 있습니다. 당신이 해결해야하는 문제들은 당신에게 1가지 답을 선택하게 만듭니다. 인생의 많은 문제들이 2개의 해가 존재합니다. 당신은 하나 밖에 선택을 못합니다. 그런데 당신이 선택하지 않은 다른 하나의 해는 당신의 선택한 해와 같은 간격을 두고 있습니다. 마치 x=1, x=2가 다른 해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1.5를 중심으로 0.5씩 같은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해입니다.


2차 방정식이 당신에게 들려주는 두번째 인생이야기는 "당신이 선택했던 하나의 해가 선택하지 않았던 다른 한 해와 같은 간격을 두고 있다"입니다. 우리는 선택이라는 답을 찾고 있지만, 2차 방정식은 그 답이 어떤 지점을 두고 같이 간격에 있다고 얘기합니다. 우리가 봐야 할 것은 답이 아니라, 중간지점 사이에 두고 같은 간격으로 답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인생의 문제가 2차 방정식이라면, 답을 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근의 공식은 그 답으로 가는 지름길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b/2a는 중심점이 되고, (b2-4ac)/2a가 동일 간격임을 알게 된다면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겁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Wok and Life Balance로 고민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때문에 고민합니다. 근의 공식에 따르면 우리는 쉽게 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의 공식보다 -b/2a점을 찾기를 바랍니다. 그 점을 중심으로 같은 간격으로 펼져진 두 개의 답을 찾길 바랍니다. x=1, x=2를 찾는 것보다 1.5와 0.5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길 바랍니다. 저도 쉽게 답을 찾아주는 마법같은 근의 공식이 편합니다. 쉽게 답을 찾아줍니다. 하지만 근의 공식 뒤에 그 중심이 되는 "나"와 그 선택의 동일 간격을 볼려고 노력합니다. 근의 공식으로 답을 쉽게 찾기 보다는 근의 공식 이면의 "나"라는 중심을 찾으려 합니다. 그 어떤 2차 방정식도 중심이 있습니다. 답만 보고 결정을 내리기 보단, 중심을 보고 같은 간격으로 떨어진 답을 보길 원합니다. 근의 공식, 당신이 가진 두가지 해는 "쉬운 답"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근의 공식, 당신이 가진 한가지 중심은 "나"임을 알려줍니다. "답"을 보기 보단 "중심"을 보았으면 합니다. 세상은 "중심"보다 "답"이 중요하지만 인생은 "답"보다 "중심"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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