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당신은 행복했습니다.
얼마 전에 생각치도 않게 캐나다 사람과 저녁식사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음악 얘기를 나눴고, 고등학생 시절 좋아했던 캐나다 유명가수인 Bryan Adams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로빈 훗의 주제가인 "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를 맨 처음 좋아하다가, 나의 favorite song은 "Heaven", "Straight from the heart"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The summer of '69"로 변했습니다.
제목 : The summer of '69 (그 시절, 당신은 행복했습니다.)
일일이 기억은 못하지만 유명 팝송에 등장하는 년도 중에서 유독 1969년이 많다. 1960년대 말, 1970년대 초를 향유한 1950년~60년생들에게 1969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1969년에 뉴욕 인근 우드스톡에서 열린 Rock Festival 때문이다. 일명 우드스톡 락 축제라고도 하는데,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와 뮤지션들이 "반전과 평화"를 외치던 히피들의 축제였다. 그래서 그들에게 1969년은 가슴 뜨거운 시절을 대변한다. 386세대들이 1987년 6월 항쟁을 기억하는 것처럼 1969년은 다른 해와는 다른 년도로 기억된다.
브라이언 아담스는 1959년생으로 1969년에는 만 10살 때 쯤 되었으니깐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생 4학년 쯤 되었을 때 얘기를 노래한다.
"I got my first real six-string. Bought it at the five-and-dime. Played it 'til my finger bled. It was the summer of '69".
처음으로 진짜 6줄 짜리 기타를 샀지. 그걸 싸구려 잡화점 (five-and-dime : 5,10센트짜리 물건을 파는 상점이름, 우리로 치면 다이소)에서 샀지. 그리고 손에 피가 날 정도로 연주를 했거덩. 그 때가 1969년 여름이었어
어린 시절 가슴 터져나오는 열정을 이기지 못하고 미친듯이 몰두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음악, 만화책, 컴퓨터, 미술, 축구, 운동 등 그 무엇이 되었던 심자을 뛰게 만드는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싸고,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사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처음에는 운동삼아 산 자전거 라이딩이었는데, 어느새 동호인들 틈에 끼어서 카본재질로 만든 수백~수천만원짜리 로드바이크를 탄다. 처음엔 멋진 가족 사진을 찍고 싶어서 산 DSLR이었는데, 어느새 풀프레임, 망원렌즈가 내 손에 들려있다. 더 좋은 기기와 더 좋은 물건을 소유하면 더 멋진 음악과 더 멋진 사진과 더 멋진 자전거 라이딩이 될꺼라 생각한다. 하지만 1969년 여름은 내게 말한다. "싸구려 잡화점에서 산 기타를 손에 들고 피 흘려가면서 연주하던 그 때를 기억하냐"고 말이다.
"Me and some guys from school. Had a band and we tried real hard. Jimmy quit, Jody got married. I should've known we'd never get far"
나랑 학교 친구 몇명이랑 밴드를 만들어서 진짜 열심히 연주했어. 지미는 관두고, 조디는 결혼을 했어. 그 때 우리가 그렇게 오래할 거란 나도 알아어야 하는데
락음악을 혼자 할 순 없다. 그래서 뜻 있는 애들 몇명이서 열심히 연주했다. 무한괘도는 신해철의 고등학교 친구들이 만든 밴드가 기원이고, 전람회는 김동률이 휘문고 다닐 때 친구 서동욱과 함께 만든 그룹이다. 근데 그게 영원하진 않다. 지미는 관두고, 조디는 결혼을 했다. 그 때는 우리는 정말 오래 갈거란(get far)란 생각을 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아무리 가슴 뜨거운 일이라해도, 아무리 영원을 약속을 하여도, 내 친구 지미는 관두기도 하고, 내 친구 조디는 결혼을 한다. 하지만.. 1969년 여름은 내게 말한다. "그래도 그 때는 그게 정말 오래 갈거라고(get far) 생각했고, 진짜 열심히 했자너(tried real hard), 그럼 그걸로 충분한거야."
"Oh, when I look back now. That summer seemed to last forever. And if I had the choice. Yeah, I'd always wanna be there. Those were the best days of my life" 오 근데 지금 생각보니, 그 때 그 여름이 영원할 것 같았거덩. 그리고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그래 언제나 거기에 가길 원해. 그 때가 내 인생의 최고의 시절이었거덩
가슴 뜨거웠던 그 시절을 돌아보면 영원할 것 같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돌아보면 그렇게 오래가지 않을꺼란걸 알았어야 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그 때로 돌아갈 것이다. 그 때가 내 인생의 최고의 시절이었다. 브라이언 아담스에게 가장 최고의 나날은 비싼 기타로 연주하고, 최고의 뮤지션으로 꾸며진 밴드에서 수만명의 팬들이 모여서 연주하던 1996년 런던 Wembley 콘서트가 아니었다.
10살 짜리 꼬마애들이 싸구려 기타와 드럼과 키보드로 연습하던 그 시절이다. 학예전에서는 몇몇 친구들 앞에서 연주하던 그 시절이다. 우리의 인생을 최고로 만드는 건 "비싼 기타, 실력있는 뮤지션, 수 만명의 팬, 높은 출연료"가 아니라 "값싼 기타, 친한 친구, 내 연주를 좋아하는 학교친구, 무료 공연"이다. 1969년 여름은 내게 말한다. "가슴 뛰던 1969년 여름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것 같아? 니가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거야? 그럼 그게 1969년 여름이 되었던, 그게 2017년 4월이 되었던.. 그 때가 니 인생 최고의 시절이야"
가슴 뜨거워지는 1969년 여름을 가졌었다. 그리고 행복했었다. 그리고 1969년 여름은 그 시절로 끝이 아니라, 지금 이순간 2017년 봄이 되어 돌아왔다. 브라이언 아담스가 노래한다. " Those were the best days of my life"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