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훌륭한 선수가 훌륭한 감독이 되지 못하는가?
1주일에 1편의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딱히 정해놓은 시간은 없지만, 회사에 일찍 출근해서 30~40분 가량 짬을 내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게 글쓰기는 여러 장점을 줍니다. 첫째, 머리 속 생각들을 글로 옮기는 작업은 논리의 얼개를 맞추는 효과적인 훈련입니다. 둘째, 글쓰기를 통해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습니다. 셋째, 자칫 업무에만 함몰되기 쉬운 일중독 직장인에게 생각의 외연을 확장하는 힘을 줍니다.
제목 : Smart와 How to Work Smart (부제 : 왜 훌륭한 선수가 훌륭한 감독이 되지 못하는가?)
예전에 "똑똑함은 항상 웃음과 함께 하지 않는다."라는 글을 썼습니다. 똑똑한(Smar)t한 사람이지만 웃음(Smile)이 별로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 썼습니다. 사실 제겐 2월에 작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팀원으로 일하다가 리더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리더가 되어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팀원이었을 때는 Smart했던 사람이 리더가 되고 나서 Smart하게 일하지 못하는가?" 이 질문을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A라는 사람이 Smart한 사실과 그 사람이 Smart하게 일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홍명보는 현역 축구선수 시절 매우 훌륭한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축구감독으로서는 그렇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히딩크와 퍼거슨은 현역시절 매우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축구 역사에 획을 긋는 뛰어난 감독이 되었습니다. 사실 직장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A는 팀원 시절엔 매우 스마트한 직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리더가 되고나서 팀원들과 팀웍을 이루며 스마트하게 일하는 지 못합니다. 한 개인이 Smart한 것과 그 사람이 Smart하게 일하는 건 연관이 있는 듯 하지만, 그 결과가 반대인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본인이 축구를 잘하는 것과 11명의 팀원들이 축구를 잘하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후자가 전자보다 변수의 가짓수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훨씬 고차원적입니다. 우선 나와 "그들"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나는 본능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선 조급해집니다. 빨리 상대방의 수준을 내 수준으로 올리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방향까지 지시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쉽게 동의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쫓아오지 못하면 "화"가 납니다. 상대방이 게으르다고 생각하거나, 능력이 부족하다고 단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감독과 선수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보통 똑똑한 사람들은 매우 목표지향적이고 자기중심적입니다. 거꾸로 얘기하면 목표지향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 똑똑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나의 똑똑함과 경험이 가치를 판단하는 잣대가 됩니다. 본인은 스마트하게 일하는데,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는 상황에서는 그 똑똑함이 오히려 단점이 됩니다. 상대방의 설명이나 말을 끝까지 듣지 않습니다. 본인이 예단한 결과로 상대방이 틀렸다고 얘기하고, 자신의 방향으로 따라오길 바랍니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들이 권력을 잡는 순간,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조직이 되고 맙니다.
저는 똑똑하지도 않고, 똑똑하게 일하는 법도 잘은 모릅니다. 그래서 제가 택한 방법은 "저의 생각"을 말하는게 아니라 "저의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이 도와주기 시작하고 의견을 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제가 팀에서 제일 "빛나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팀에서 제일 "빛나는" 사람은 동료가 되어야 합니다. 축구경기에서 감독이 "빛나는" 사람이 되어선 안되고 "득점을 한 선수, 어시스트한 선수, 선방한 골기퍼, 수비수"가 되어야 합니다. 이 세상에 Smart한 사람들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Smart하게 일하는 법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내가 잘한다고,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잘하거라는 착각을 버립니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바가 옳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그리고 팀에서 가장 빛나야 하는 사람은 "리더"가 아니라 "팀원"입니다. Smart하게 일하는 법을 누군가 가르쳐 줬으면 좋겠습니다. 리더쉽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게 리더쉽은 어려운 숙제입니다. 오늘도 난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Smart하게 일하고 있는가?"
P.S 쓰다보니 참 두서없이 글을 엮었습니다. 그래도 헨젤과 그래텔의 빵조각처럼.. 뒤돌아온 생각의 흔적을 한 조각 내려놓습니다. 새들이 날아와 빵조각을 먹겠지만, 쓸데없는 빵조각은 없습니다. 비록 내가 돌아가는 길을 찾진 못하더라도, 배고픈 새들에게 작은 양식을 내어 놓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한 조각의 빵조각은 가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