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직장인입니까?

제조업, 서비스업 그리고 유통업

by 정윤식

얼마 전에 회사에서 실시하는 교육을 다녀왔습니다. 3일 동안 회사를 떠나서 인천 송도에 외떨어져 있는 인재개발원에서 교육을 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교육과목 중에서 재무회계에 대해서 배웠는데, 재무제표의 대략적인 내용만으로 해당 회사의 업종을 찾아야 하는 과제였습니다. 제조업, 서비스업 그리고 유통업의 특성을 가진 회사마다 비슷한 재무제표 성격을 띄고 있었습니다. 만약에 나를 "업종"으로 분류한다면 어떤 직장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제목 : 당신은 어떤 직장인입니까? (부제 : 제조업, 서비스업 그리고 유통업)


대한민국에서 노동을 댓가로 먹고 사는 사람을 노동자라도 하고, 근로자라고도 합니다. 노동자, 근로자라는 말은 "로동"이라는 계급적 프레임이 씌워져 있고, "근로"는 "로동"의 과격한 이미지를 덧칠한 뉘앙스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노동자, 근로자는 복수로서 개념이 강합니다. 각 개인으로서의 노동자, 근로자의 삶이 빠져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직장인은 한 개인이 겪어야 할 "노동","근로"의 모습에 더하여, 직장에서 만나는 인간관계, 업무강도 등 직장생활의 일상다반사를 겪는 한 개인의 삶을 대변합니다.


노동자와 근로자는 그 반대편에 자본가, 사용자가 자리하지만, 직장인의 반대편에는 "또 다른" 직장인이 있습니다. 사원과 대리, 대리와 과장, 팀원과 팀장 등등.. 다같은 직장인들끼리 서로 관계하며, 지지고 볶고 살아갑니다. 직장인에게는 점심메뉴를 골라야 하는 고민이 있고, 이디야 커피 또는 스타벅스 커피를 골라야 하는 선택의 기로도 있습니다. 출근하는 복잡한 지하철에서 만날 수 있는 직장인, 늦은 야근 후에 심야버스에 몸을 싣은 피곤한 직장인. 그들의 군상 속에 제가 있었고, 그렇게 욕하던 상사를 닮아가는 제 모습을 스스로 위안하고, 회피하는 제가 있었습니다.


1. 당신은 제조업 타입입니까?

제조업은 원료를 사서, 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업종입니다. 날 것의 원료(Raw Material)을 사서 공장(Factory)에서 일정한 형태의 가공을 거친 다음에 제품(Product)를 만들어 냅니다. 제조업의 특성은 자본투하로 설비를 구매하고, 설비를 운용하는 사람에 의해서 원료가 제품으로 부가가치가 더해집니다.

제조업 타입의 직장인은 가치를 부가하는 일을 합니다. 직장인의 피라미드에서 대략 하층에 속한 사람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일이라면, 당신은 제조업 타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헛삽질을 하고 있거나, 상사의 비위를 맞춰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 제조업으로서 경쟁력이 없습니다.


2. 당신은 서비스업 타입입니까?

서비스업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재화나 기술을 판매하는 역할을 합니다. 호텔업은 호텔이라는 재화를 가지고 투숙객에게 안락한 숙박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멋진 호텔을 가지고 있다고 좋은 숙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제품"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면,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는 "소비자"의 만족도에 촛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당신이 제공할 서비스의 대상자가 누구입니까? 그 대상자에게 본인의 재화와 기술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상대방의 만족도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까?


3. 당신은 유통업 타입입니까?

유통업은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업종입니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 신속한 배송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합니다. 직장인의 피라미드에서는 대략 상층에 속한 사람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부하직원이 만들어놓은 제품, 보고서를 다듬어서, 신속하게 윗 사람에게 전달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부하직원이 만들어놓은 제품, 보고서를 수십 번씩 고쳐쓰게 하고, 신속하게 윗 사람에게 전달하지 못합니다.


당신은 3가지 업종 중에 어떤 업종에 속하나요? 제조업이 좋고, 유통업이 나쁘다라는 식으로 정할 순 없습니다.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물건을 파는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이 잠잘 곳이 필요하면, 숙소를 제공하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회사에서 부여하는 역할에 따라서 제조업, 서비스업 그리고 유통업으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제조업의 업무를 부과받았는데 유통업 업무를 하면 안됩니다. 유통업 업무를 부과받았는데, 제조업 업무를 하면 안됩니다. 당신은 어떤 직장인입니까? 저는 요즘 유통업 업무를 부과받았는데, 고심이 많습니다. 저렴한 가격, 신속한 배송을 해야 하는데 자꾸면 높은 가격, 느린 배송으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쿠팡처럼 총알배송을 하자니, 적자가 너무 심해집니다. 오늘도 전 직장인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점심메뉴로 고민하고, "저렴한 가격, 신속한 배송"을 위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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