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_냥 - 어른이 된 걸까요 (해화)
바다 위의 꽃처럼 아름다운 그대여.
내게는 누구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죠.
다른 것들보다 문약文弱했던 묘목은 포근한 걱정들 덕에 어느새 한아름이기가 버거워졌습니다.
성난 돌바닥을 어떻게든 파고들며, 때로는 본의 아니게 어린 민들레를 짓누르기도 하고, 못된 까마귀들이 싸지른 허연 똥에 썩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꽤나 깊은 뿌리를 박았습니다.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우선 살아남으라고 유한 것으로 기르고 싶으셨을 줄로 압니다. 허나, 내려받은 강기剛氣는 어디 가지 못한 탓에 이만큼 곧고 굵게 당신들에게로 뻗어갑니다.
저 이리저리 구부러진 해송들보다야 바람 마다마다에 조금 더 괴롭겠지만, 그들보다 훌쩍 웃돌도록 자라난 이유가 더 넓고 짙은 그늘을 드리우기 위함인 줄을 자연히 압니다.
돌아보니 낮이고 밤이고 당신들이 내게 닿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 행함이 얼마나 고되었었는지, 또 얼마나 바지런했어야 했는지를 이제 와서야 어림이라도 하는 못남이 부끄럽습니다.
정작 당신들의 사정은 뒷전이어야 했던 이유는 그 뜻의 호호막막浩浩漠漠함이 아득해 눈물만 떨굽니다.
장성長成한 지금에도, 또 몸이 아무리 멀리 있더라도, 언제나 당신들이 닿아있음을 믿습니다.
헤아리지 못할 은혜라 모두 갚을 수 없겠지만서도, 나의 안녕이 당신들의 보람이자 행복임을 명심하며 이제는 조금씩 보답하려 합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당신들에게 배워온 것을 돌려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