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 - 섬
섬으로 가요 둘이.
바다로 둘러 쌓인, 우리의 시간이 멈출 것 같은 곳으로 가요.
발을 어떻게 디뎌도 결국엔 치이고 마는
잡아먹을 듯 검게 요동치는 사람들의 바다 위
8층 높이에 노란 불빛 내며 떠있는 6평의 섬이었으리라.
계절마다 제철 이불 갈을 재간이 없던 시절이라,
꿉꿉한 여름 비 내리는 날 끈덕진 베개 나눠 베고
덜덜거리는 벽걸이 에어컨 하나 바라보며.
또, 구들 찾아 들어오는 겨울바람에 얼어 굳은 매트리스에서
얽히듯 껴안고 36.5도씨의 끓는점 가진 마음 데우며.
손 맞잡으면 밀림의 사자도 무서울 것 없고,
입 맞추면 고래 울음에도 아무 떨림조차 없는
우리 마음 닮아있던 소박하고 광활한 섬이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