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년 - 눈
사랑, 나는 아직 어둠. 가여이 여기어주오.
미안한 말이지만 저기서 잠시 기다려줄래요.
유예의 아침은 수묵화가 된다.
머리 위 허연 불투명의 바닷속 까마귀 울음소리마저 고요의 일부일 때,
소란히 쌓이는 우울들의 어떤 진동으로도 심금은 공명(共鳴) 하지 못하고.
흩날리는 감정들의 교향곡 안에서
일말의 애수마저 잡지 못하는 나는,
결국엔 녹아 추잡히 거멓게 흐를 것들을
어쩐 까닭으로 차디찬 영하의 온도에 유예하고 있는가.
넉가래로 슬며시 치워본 발밑은 이미 얼음장이 한 겹 깔려,
찌그러진 동공을 영사(映寫)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