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요조 -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feat. 이상순)

by 재영
어딘가 정말로, 영원이라는 정류장이 있으면 좋을 텐데.


흰 린넨 커튼 틈으로 새는 일요일 햇살에 팔다리가 풀려있고, 옆에서 나란한 너도 그런가 봐. 빛줄기는 네 갈색 속눈썹 언저리에 내려서 휘요하며, 마침내, 억겁의 존재를 끝내고 있어.


이 순간에, 헤어진 연인의 듀엣곡을 떠올리는 나를 저주해. 항상 이런 구제불능이라서. 염원하던 것들이 다가오면 난 그것들의 소멸에 대한 우려가 우선이야. 오롯이 찰나를 탐미하는 것이 뒤가 없는 사치만은 아닐 텐데도.


그래서 너는 하루에도 예닐곱 번씩 생을 마쳐. 가장 뜬금없고 참혹한 방식으로. 수천번 해왔지만, 너와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수천번에 한 번을 더하며 다시 또 나락의 바닥까지 추락해. 네 살 냄새를 담은 숨결이 다시 제자리로 두둥실 실어 올려 주기 전까지.


네 입술 위에서 부서진 빛 알갱이는 영원에 가까운 세월을 지나왔지만 결국 사라져 없어졌어. 영원을 노래한 두 사람의 사이도 그랬고. 네가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처럼, 우리에게도 유통기한이 있을 거야. 지금 이 순간, 이 보금자리 아래로 싱크홀이 생길 수도 있어. 그 해리의 순간이 너무나도 두렵기에 나는 황망히 박살 난 영원들을 입에 담아. 살짝 깬 넌, 아직 감은 눈으로 "좀 더 잘래, 뽀뽀"라며 다시 입을 맞춰.


그러면 나는, 네 생의 존재를 확인한 안도에서인지 그것의 소실이 걱정돼서인지, 제멋대로 떨리려 하는 두 손을 명치 위에서 간신히 맞잡고, 가만히, 정말 가만히 있으려 애쓰며 한 줄의 문장이 되고 말아.


사랑해,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