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 꿈과 책과 힘과 벽
우리는, 우리는 어째서 어른이 된 걸까?
하루하루가 참 무거운 짐이야.
현관 옆 전신 거울 속의 눈에 화이트로 열십자 별을 그렸다. 순정만화 주인공이 된 나체의 인물은 어제의 맥주가 담긴 볼록한 옆구리를 기계적으로 꼬집는다. 꾸역꾸역 어거지로 살아가는 꼴이 수手를 찾지 못해서 손 가는 대로 움직여지는 장기판의 기물己物 같은 나날들. 천치 연기가 능한 영화배우의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에 피식하던 관객들의 조롱은 그네들 허벅지에 떨어졌다. 동요를 크게 부르라고 강요당할 때는 그나마 다음 가사가 훤했는데, 노래를 빼앗긴 삶은 잘못된 곳에 놓인 코드chord처럼 어색하기 짝이 없다. 어색漁色. 하룻밤 새 밑에 삐죽한 것으로 급히 해결해야 하는 용무가 오줌 말고도 하나 더 늘어버린 어린이들은 막막함에 어찌할 바 몰라했다. 아래에 온 정신이 팔려버린 이웃들을 힐난도 해보고 따라도 해보다 보니, 지탱해주던 신념의 문장들이 음절 음소마다 무너지고 부서진 동태凍太가 된 푸르른 미래들. 진회색 먼지 수북한 창틀에 다음날의 햇살이 내려앉으면 어쩐지 부끄러워지기에 담배 연기로 가려야 했던 것은, 사실 헐벗은 몸이 아니라, 격렬한 눈치보기로 사시가 된 눈깔이었다. 이 생태生太였던 '벤자민 버튼'은 약관弱冠을 지나서는 해를 거듭할수록 오월 오일이 점점 제 날 같고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