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cm - 새벽 4시
그 달, 그 밤, 그때에 나를 담은 작은 그림들이,
지난 낭만의 꿈속에 어른이 된 나는 어지러워.
5513도, 5511도 모두 끊긴 새벽을 걸었다.
한여름의 태양은 한참 여운이 남는 락밴드의 공연이라 오전 네시에도 아스팔트는 여전히 전율했다.
미술관 옆 길은 모아냥의 꿈나라 여행을 방해할까봐서 굳이 정문으로 돌아가자 하는 네 마음 씀씀이에 손을 꼭 품었다.
땀이 날까 부끄럽다며 실실거림에 손바닥이 허했고 대신에 살짝 건 서로의 검지 손가락은 몇 번이나 놓칠 듯했다.
관정에 오래 있던 탓에 배어버린 사이의 침묵 속 타닥타닥하는 네 닳은 버켄스탁이 단조로운 메트로놈이었다.
계절은 돌아올 테니 여섯 번째 여름의 퇴근길에도 또각거릴 하이힐을 들을 수 있을까, 따위의 생각으로 흘깃하면 젖살도 빠지지 않은 뺨이 맞이하므로 금세 접었다.
언젠가는 멈출 걸음에, 보폭을 조금 줄여보았다.
바뀐 걸음 나비에 올려다보는 너는 아름다웠고,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