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 밤편지
여기 내 마음속에 모든 말을 다 꺼내어 줄 순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사실은 너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이제는 널 생각하는 마음의 결조차 확실하지 않아. 어떤 에로스도 없이 그저 당신이라는 인격체와 연결되고 싶은 것. 가장 최근에 이런 감정이 찾아왔던 게 바뀌기 전 모습의 강산이었을 때라서 다시 한번 낯설어.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네게 전하고 싶지 않다. 스스로도 확신이 없는 단어들이 닿는 곳은 기억의 저편일 테니. 그런데도 네가 들리는 날이면 나는 적을 수밖에 없어. 허나, 마음 따라 글에 아무런 무게가 실리질 않는다. 노래를 지어봐도 헬륨 풍선 같은 기분 타고 선율은 흩날려. 그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렇게 어떻게든 한 글자씩 온 집중으로 내려놓기.
애써 찾지 않아도 네가 보여. 고된 훈련으로 꽉 찬 훈련소에서의 하루들 사이사이마다 그랬어. 머리만 대면 잠이 달려왔지만 넌 이미 결승선에 서있었다. 최북단 밤하늘에 뿌려져 있는, 어느 것이 북극성 인지도 모르게 빠짐없이 밝은 별들을 잇다 보면 어느새 너였어. 드디어 내가 돌았구나, 하며 눈을 비비고 다시 올려다본 하늘엔 결국 별 마다마다 너였다. 자주포의 궤도 및 가만히 피어있는 노란 꽃을 볼 때도 너는 어느덧 곁이어서, 저 꽃을 어떻게 서울의 네게 시들지 않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나를 무안하게 했어.
그러나, 이 글이 네게 전해지지 않길 바라. 내가 진정으로 닿길 바라는 말들이 아니기에. 내가 아는 모든 말들을 헤집어도 널 나타내기에는 어딘가 아쉬운 것들이라, 쌓인 시집들과 견고해진 마음으로 나중에 다시 한번 닿을게. 내가 지금 온 맘으로 뱉을 수 있는 말은, Y야, 그저 지금 나는 네가, 네가 정말,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