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ppertones - Thank You
함께할 수 있기를, 햇살이 비추기를.
소리 내어 하하 웃고, 모두 내려놓기를.
한 치 앞도 캄캄한 이 먼 길의 어딘가에
소중하게 간직해 둔 널 만날 수 있기를.
나를 빤히 올려다보며 웃는 말간 얼굴을, 애정을 가득 담은 그 눈을 가장 좋아했음에도
너를 떠올리는 지금, 오월 밤 네 볼에 맺힌 방울 위 못난 내 얼굴만 보여.
늦봄에 열린 축제의 라인업에 네가 좋아하는 밴드는 오왠 단 하나밖에 없었는데,
아니, 그 날 연주된 모든 노래 중에 네가 좋아하는, 정확히는 들어본 노래는 오왠-오늘 한 곡밖에 없었는데
시간이 겹친, 몇 번이고 봤던 칵스의 공연을 굳이 또 봐야겠다며 그 새카만 사람들의 바다에 혼자 널 방류한 나는 정말 최악이고 이기적인 어린 사람이었어.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과 처음 듣는 음들 속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병신 머저리마냥 2년 세월에 속아서 널 방치한 내가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진심으로, 또 진심으로 미안해.
많이 피곤하다고, 얼른 집에 가서 쉬자는 너를 내 욕심으로 굳이 잡아 두고
이 밴드, 이 노래 틀림없이 좋아할 것이라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는데도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고 '이 노래 좋지'하는 물음에 항상 웃으면서 그렇다고 고개 끄덕이며 뽀뽀로 답해준 마음 예쁜 사람.
축제의 끝을 알리는 페퍼톤스의 Thank You를 들으면서
좋아하는 밴드들 사이에서 너무나도 행복한 하루였기에, 기쁨에다 약간의 아쉬움을 더한 맛의 눈물을 흘렸어.
아무 말도, 반응도 없이 가만히 있는 네 뒷모습에 얼굴을 들여다보니 너도 울고 있더라.
왜 눈물이 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던 네게, 난 음악의 영험함에 감복하며 너랑 내가 이 노래로 여기 이 모든 사람들과 같은 감정을 공유했다고, 너도 기쁘고 행복하지 않냐며 신이 나서 '거봐, 이 노래 남아서 듣길 잘했지'하며 만족해했어. 넌 또 마찬가지로 끄덕이고 뽀뽀했지만, 왜 내게 그때 알려주지 않았어.
너는 '함께할 수 있기를'이라는 노랫말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울었던 거잖아.
아주 망가져있던 날 끝 모를 사랑으로 고쳐줘서 고마워.
네 사랑에 오만해진 그 멍청한 모습도 사랑해주어서 고맙고,
진정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줘서도 고마워.
받은 만큼 돌려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에 충분했고 넘쳤다는 대답도 고맙고,
마지막까지 내 건강과 안녕과 행복을 빌어줘서도 고마워.
함께할 수는 없지만,
햇살이 비추기를 온 맘으로 빌게.
이 캄캄한 어둠도 버틸 수 있게 하는 빛으로, 노래로 남아주어서 다시 한번 고마워.
너의 지금이 말간 웃음의 밤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