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된 회로는 경제적이지 않아

다섯 - ,

by 재영
아니면 당장 짐을 챙긴 다음, 집에 좀 다녀올까.
그래, 잠깐만 쉬다 갈까.


연주 중에 조율을 하게 되면 듣기도 불편하단다. 곡과 곡 사이, 아니면 브레이크를 틈타 재빠르게. 아니, 자연스러운 일이야. 스트로크를 하던 플럭을 하던 텐션은 변하기 마련이니까. 친구야, 모든 것은 소모재란다. 유무형을 가리지 않고 말야. 노부부의 정열이 부자연스러운 이유가 있어. 그저 열심히 오일링을 하다 보면 그렇게 아름다운 레릭이 되어가는 것이지. 어쩔 땐 힘이 빠져야 더 좋은 소리가 나기도 하고.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사이와 사이야. 무언가가 연마되려면 레스팅에 유심해야 해. 나중에 면허를 따고 운전을 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주유를 할 때는 꼭 엔진을 꺼야 된단다. 다시 시동을 거는 것이 번거로울 때도 있지만, 그러지 않으면 크게 사고가 날 수 있어. 너, 진심으로 무위의 상태라고 자신할 수 있어? 언뜻 보기에는 눈과 손이 어느 때보다도 바빠 보이는데 말야. 네모난 달은 번잡으로의 매개야. 그 자체도 그렇고. 걱정 없이 어둠에 잡아 먹혀봐. 무엇을 느끼지 않아도 돼. 네 숨이 으레 깨진 잔과 부서진 벽돌을 치워줄 거니까. 친구야, 너는 그냥 한참 후에 기지개로 돌아오면 될 뿐이란다. 이 밀물이 사악 빠지면 우리는 다시금 저 섬까지 이를 수 있는 길을 볼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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