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더나잇 - 깊은 우리 젊은 날
우리 지난날을 추억하고,
우리 오늘 날을 간직하고,
기억해요, 깊은 우리 젊은 날.
이토록 아무 인기척도 느낄 수 없는 날은 매번 낯설기에 또 어쩔 줄을 모른다. 손을 내미려니 어쩐지 큐티클이 눈에 들어와 다듬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손톱눈도 눈에 들어오고 그러면 자연히 뜯어내기에 한참이고 그러다 보면 팔이 절로 굽어있고 갑자기 마디마디가 무안해지니까. 프로필이라도 바꾸어볼까 하는 핑계로 정리해야지, 치워버려야지, 했던 앨범 속 초콜릿들에 결국 손을 대며 저주했던 게으름에 감사할 수밖에.
어느덧 친구라기에는 지인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게 된 사람들 틈에서 왜 저리 빙구마냥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지. 처연해하면서도 나는 과거의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간다. 그렇게 현재마저 처연해지고, 짐짓 담담한 체로 손가락을 올리고. 그러다, 훅, 무방비인 채로, 사랑이 다 무어냐. 구름에게 육두문자를 내뱉고 나니 그림자는 더 길어진다. 손뼉을 마주치는 데에도 어찌 그리 주저함이 없는 시절이었는지, 참으로 푸른 봄이었구나, 하다가 이제야말로 그리움과 원망이 은메달 동메달을 목에 걸었네, 싶어 새삼 날씨가 꿉꿉해진다.
도떼기시장에서 정신없이 골라 담은 것들에 그늘이 빛을 내는가 싶었는데 올려다보니 해가 달이 되어있다. 길티 플레져는 이름이 그것인 이유가 있으므로 뒷바람이 참 거세다. 그믐이 다행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서도 나는 능글맞게도 어둠으로 손을 낸다. 그러고선 혼자 킥킥킥킥. 무언가 드리우기에는 모두가 피곤한 밤이 되었고, 오늘도 나름 무난히 지질거렸음에 감사하며 그림자를 곱게 접어 주머니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