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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태 Jun 06. 2022

독서로 인성키우기



많은 사람들이 지식을 가지고 잠시 성공한다. 몇몇 사람들이 행동을 가지고 조금 더 오래 성공한다. 소수의 사람들이 인격을 가지고 영원히 성공한다.


-존 맥스웰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복잡한 정보화 사회다. 하루에도 쉴 새 없이 스마트폰과 인터넷에서 정보가 쏟아진다. 각종 뉴스와 잡다한 정보들로 우리의 뇌는 피곤하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이성과 감정이 있는 존재이다. 그 중심에는 도덕과 윤리를 포함한 인성이 있다.


공자는 인(仁)을 강조한 학자로 유명하다. 인이란 무엇인가? 어질다는 뜻이다. 어진 사람은 덕이 넘치는 사람이다. 덕이란 서로에게 예의를 갖추고 남을 자신처럼 대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많은 사회는 건강해지고 따뜻한 사랑이 넘치게 된다. 덕을 갖추는 데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인성은 어느 정도 타고 나지만 후천적 교육도 중요하다.




출처 Pixabay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는 공자의 근본 사상이다. 인간은 배움이 없이는 덕을 갖추기 힘들다. 어질고 착한 성품을 지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의 공통점은 배움과 실행에 있었다. 모르는 것을 알고자 하는 호기심이 배움의 기본이다. 호기심이 넘치는 사람은 매사에 적극적인 사람이 된다.


배움의 목적은 모르는 것을 알고 인성을 닦는 것에 있다. 위인들은 배움을 통해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이다. 우리는 그런 위인을 본받기 위해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위인이란 단지 역사 속의 인물이 아니다. 그들은 바람직한 인성의 표본을 제시하고 있다. 오래 묵은 전통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본받으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독서를 하는 목적은 교양과 인격을 쌓기 위함이다. 책을 외면하는 사람은 폭넓게 생각하지 못하고 좁은 인식의 틀 안에서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지혜와 덕이 부족한 사람들은 세상을 더 악하게 만든다. 타인을 경쟁의 대상으로만 보거나 성공의 도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각박한 세상을 만든다. 인성이 부족하면 인간관계에 금이 가고 갈등과 반목이 생긴다.


“자장이 떠나고자 공자께 하직을 고하면서 말하였다. 몸을 닦는 가장 아름다운 길을 말씀해주시기 원합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이 그 으뜸이 된다.” 자장이 말하였다. “어찌하면 참는 것이 됩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가 없고 제후가 참으면 큰 나라를 이룩하고 벼슬아치가 참으면 그 지위가 올라가고 형제가 참으면 집안이 부귀하고 부부가 참으면 일생을 해로할 수 있고 친구끼리 참으면 이름이 깎이지 않고 자신이 참으면 재앙이 없다.”


-추적 『명심보감』


우리는 인간관계를 통해 인성의 중요성을 느낀다. 크고 작은 갈등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세상살이는 인내와 절제를 필요로 한다. 인내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위선적으로 참는 것과 선한 의도로 참는 것이 있다. 그냥 습관적으로 참는 것은 화병으로 이어진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가족 간에 불화가 생기면 그것처럼 괴로운 것도 없다. 우리나라는 가족 간의 갈등으로 인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명절이면 오랜만에 만나 서로 반가워야 하는데 평소 품고 있던 원망이 폭발해서 큰 싸움으로 번진다. 모두가 인성이 부족해서 생기는 불상사라고 할 수 있다. 화목한 가정은 돈을 주고도 못사는 것이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인간관계 속에서 생긴다.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이유를 갖고 참아야 한다. 내가 이 말을 해서 과연 가족이 화목해질까 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다. ‘비판하지 말라. 네가 헤아리는 것으로 네가 헤아림을 당할 것이다’ 는 말씀이다. 네 눈의 들보를 먼저 보라는 이야기다. 남의 티끌은 너무 잘 보이는 것이 인간이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남을 판단할 때에는 먼저 나부터 돌아봐야 한다. 평소에 내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대했는지 먼저 반성해야 한다. 그것이 인내의 첫걸음이다. 무작정 인내하는 것은 나나 상대방이나 좋을 것이 없다. 이유가 있는 인내의 열매는 달지만, 이유 없는 인내는 독이 된다.


인성을 쌓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위인을 본받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수많은 위인들이 있다. 위대한 성인들의 삶은 인류에게 사랑의 본질을 깨닫게 해준다. 조건 없는 사랑은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예를 들면 테레사 수녀의 헌신처럼 남을 돕는 행위가 이에 해당된다. 가족을 넘어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소명의식이다.


돌 한 개를 날라도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은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다. 그저 돈만 벌겠다는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은 하루가 지겨울 뿐이다. 사람은 돈에만 목적을 둘 때 인생의 의미가 사라진다. 평범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데 있다. 그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자신의 이익만 계산한다. 나만 내세우는 마음이 사회를 어둡게 하는 원인이 된다.


“치원 황상, 연암 박지원, 뉴턴, 처칠, 에디슨, 세인트 존스 대학, 시카고대학, 마바 콜린스, 클레멘트 코스의 사례가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문맹을 천재로 만든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지능이 낮은 아이를 천재로 변화시킨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평범한 학생들을 아이비리그 졸업생들보다 뛰어난 인재로 만든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둔재를 노벨상 수상자로 만든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학습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지적으로 성장시킨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어떤 희망도 없어보이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이지성, 『리딩으로 리드하라』




이지성 작가는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류역사를 이끌어온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인문고전독서를 치열하게 했던 사람들이다. 사회생활에 필요한 실용독서도 중요하지만, 인문고전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물음표를 던진다. 천재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이 인문고전을 좋아한 것이 그 증거이다.


인문고전을 통해서 우리의 지적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간다. 인류의 역사를 이끌어온 위인들의 고전만큼 좋은 교재는 없다. 공자로 대표되는 동양철학과 소크라테스로 시작하는 서양철학이 그것이다. 철학은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면서 철학자들은 다양한 이론을 만들고 우리의 양심과 도덕의 근본원리를 제시해왔다.


양심이란 왜 존재하는 것일까? 인간에게만 유일하게 양심이 있다. 불가사의한 일이지만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양심이란 신의 선물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가질 뿐이다. 양심이 없다면 우리가 도덕과 윤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 동물처럼 배가 고프면 새끼를 잡아먹고 거리낌없이 동료를 잡아먹을 것이다. 양심이 실종되면 잔인한 본성대로 살아가야만 한다. 그 양심을 학문으로 집대성한 이들이 철학자들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으로 지칭했다. 그만큼 우리 민족은 충효사상을 강조했고 철저하게 지켜왔다. 그러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동방불효지국이 되어버렸다. 부모가 돈이 없으면 박대하고 노인들을 무시하는 세태가 지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효는 인성의 근본이며 모든 도덕의 기초이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모든 윤리의 시발점이다. 자기 부모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남을 사랑할 리 없다. 화목한 가정은 부모를 공경하고 배우자와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곳이다. 비행 청소년의 가정을 떠올려보라. 부모는 매일 으르렁거리고 자식을 학대하는 모습이 그려질 것이다. 그런 가정들이 많은 사회가 지금의 우리 모습이다.


“그들은 분명 알 것이다. 결혼이 중요하고 결혼을 유지하는 것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생각을 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를 만든 것이다.(...) 대화란 무엇인가? 남녀 간에 최고로 가까워지는 방법이다. 남녀 간의 사랑은 대화에서 만들어지고 대화를 해야만 가슴이 트이게 된다. 대화가 되면 행복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소통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 결과 가정의 화합이 유지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상민, 『유대인의 생각하는 힘』


유대인들은 왜 이혼율이 낮을까? 그 이유는 부부간에 대화로 소통하고 자녀들과 독서로 소통하기 때문이다. 그런 아버지는 존경의 대상이고 아내는 남편과 아이들을 진정한 사랑으로 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들을 소유물처럼 여기지만, 유대인은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한다. 무조건 효도하라는 우리와 달리 그들은 가정의 화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며 서로 아껴주는 가정의 모델을 이루고 있다.




출처 Unsplash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다. 나라가 잘되려면 윗사람들이 정치를 잘해야 하고 가정이 잘되려면 부모가 성실하고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 책 한 줄 안 읽는 부모가 자식에게 아무리 공부하라고 한들 먹혀들 리 없다. 먼저 모범을 보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훌륭하게 성장한다.


인성은 전적으로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인격적으로 대할 때 아이들이 본받고 친구들과 잘 지내게 된다. 친구들을 때리고 학대하는 아이들의 가정을 보면 십중팔구 문제 부모가 있다. 이른바 결손가정이나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도 원인이다. 이것이 사회를 어둡게 하는 원인이 된다.


요즘 학폭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운동선수와 연예계까지 자신들이 저지른 과거의 폭력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몇십 년 전의 일도 피해자들은 어제 일처럼 느낀다.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 가해자가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소스라친다. 나도 학창시절과 군대에서 폭력에 시달린 적이 있다. 한동안 북쪽을 쳐다보지 않으리라 맹세한 적이 있다.



“요즘 뉴스를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학교폭력에 관련된 기사가 쏟아진다.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최근 광주 야산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고교생은 동급생으로부터 기절할 때까지 목이 졸리는 동영상이 발견되면서 오랜 학교폭력의 피해자임이 드러났다. 그리고 강원도에서도 집단따돌림을 견디지 못한 학생은 학교 옥상에서 투신함으로써 억울한 죽음을 알렸다.


이 두 사건에서 학교 측은 처음엔 학교폭력은 없었다고 부정한다. 학교는 몰랐다고 해서는 안 된다. 그건 변명이 되지 않는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학생들을 모아놓기만 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조차 모른다면, 혹 알고도 사건을 축소 은폐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면 굉장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교사가 없는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 몰랐다고 한다면 CCTV라도 설치해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학교폭력을 철없는 학생들의 치기 어린 장난 정도로 보아선 안 된다. 이미 그 범죄의 잔혹성은 성인 범죄의 것과 다를 바 없다. 학교라는 특성상 교실에 있는 다수의 방관자로 인해 피해자는 더욱 고립감을 느끼고 사춘기 예민한 시기에 인격적으로 모멸감을 느낀다. 불의를 보고 참는 연습을 하며 자란 다수의 방관자 학생들은 사회에 나와서도 똑같은 어른이 되어 불의에 침묵할 것이다. 대한민국 학생들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원한다. 더 이상 학생들의 죽음을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 세계일보 2021.7.29일자



우리 사회는 폭력과 이기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맞은 놈도 잘못이라는 합리화로 우리는 피해를 입고도 숨죽이며 살아가고 있다. 과거 선생님들의 폭력과 부모들의 학대 역시 그런 맥락에서 출발한다. 인권이 신장되고 열린 사회로 나아가다 보니 잘못된 폭력과 언행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과거의 사건을 보면 우리의 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총체적으로 우리 사회는 위기에 놓여 있다. 물질적으로는 많이 좋아졌지만, 인성은 바닥이다. 진정한 선진국은 인권이 존중되고 서로를 인격적으로 대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도덕과 윤리가 지금처럼 절실한 시기는 없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더욱 필요한 것이 인성이다.


범죄자를 무작정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죄를 지으면 교화를 하듯 우리에게는 반성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인격이 성숙해지는데 필요한 것이 인문고전이다. 고전을 보면 우리의 내면을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 인간의 본성은 선한 면과 악한 면이 공존한다. 악을 이기려면 선을 끊임없이 부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다른 사람을 나와 다른 경쟁상대로 본다.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타인은 나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대신에 자기 자신과 경쟁을 해야 한다. 인간관계를 경쟁으로만 보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우리는 서로 협력해서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며 사랑을 필요로 한다. 다른 사람을 인생의 동반자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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