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해 보았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중 하고 싶은 일을 택해버렸습니다. 직업은 밤산책가 출퇴근 작가이지만, 생활은 학교 조교 아르바이트와 마트 알바로 근근이 이어가고 있지요. 그러다 어제 마트 알바를 그만 두겠다 말씀드렸습니다. 그 전에도 상급자와의 마찰이 있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어제는 사장님까지 저를 나무라시니 너무 서글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작가 일에 전념할 지, 아니면 아르바이트를 뱅행할 지 고민이었던 터라 결국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이제 한 달 생활비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밤산책가의 다른 직원들, 작가들은 월급이 나오지만 저는 수익금에서 배당받기에 책이 잘 팔리면 돈을 받지만 그렇지 않으면 받지 못합니다. 이번 『낙! 무아이』의 성적이 너무 저조하기도 하고, 조만간 런칭될 『석류성 거짓말』 작가님은 자신만만 하시지만 아직 모르는 일이니까요. 잘 되어야 할 텐데.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알바비로 버티면서 계속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직업을 가진 후 부업으로 쓸 수도 있겠지만, 저는 여러 일을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둘 중 하나는 남루해질 것이 뻔했습니다. 저는 글이 남루해지기 보다 돈이 줄어드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이제 고정 지출을 제하고 나면 한 달 생활비는 약 15만원이 됩니다. 하고 싶은 일은 택한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필 제가 하고 싶은 일이 글 쓰는 일이었던 탓이지요.
제가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은 바라지도 않겠습니다. 글로 한 달에 100만원이라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