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포기하고 꿈을 먹다
꿈이 있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자아실현이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어릴 적부터 차곡차곡 착실히 쌓아 올린 꿈들이 성인이 되어 빵 하고 터뜨리는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제가 어릴 적에는 가수나 과학자 같은 것이 꿈이었는데, 요즘에는 크리에이터가 꿈이라고 하더라고요. 많은 어린이들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제가 어릴 적 꿈은 창작가였습니다. 만화가, 작가, 동영상 제작자…. 고등학교에 갈 때 해당 기술을 배우는 곳으로 갈까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였죠.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동영상 제작을 취미로 가지고, 주말을 불태워 작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들며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잘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잘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것. 제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작가의 끄트머리에라도 있을 수 있어 다행이지만, 그래도 초등학교 때부터 창작을 쉬지 않았는데 고작 이 정도밖에 개발되지 않은 재능이 가끔은 한탄스럽기도 합니다.
작가의 이름을 달고 있긴 하지만 하는 일은 호밀 밭의 파수꾼에 가깝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려 달려 나갈 때에는 대중을 잘 못합니다. 걷는 것과 뛰는 것의 구분을 잘 하지 못하는 네 살 아이처럼, 그저 신나게 달려나가죠. 저는 그런 아이들이 갑작스런 사고를 당하거나 이상한 길로 향하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회사. 어쩌면 꿈을 이룬 것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역할일지는 모르지만 나름 열심히 하고도 있고요. 어제 돌아가는 길에 아이 하나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자기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그렇게 보였다면 다행이지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이곳에서 일하는 크리에이터들이 계속 달려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곧 또 다른 작가의 신작이 나옵니다. 제가 봤을 때 이 회사에서 순수한 글 실력만 보았을 때 가장 뛰어난 아이입니다. 하지만 글을 잘 쓴다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은 아닌지라 걱정도 많이 됩니다. 만약 이 글이 잘 되지 않아도 아이는 꿈을 계속 가지고 뛰어 놀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회사 입장에서도 그 아이를 어떻게 바라볼 지도 걱정입니다. 지금은 그 아이를 믿고 그 팀을 믿지만, 매출이 바닥을 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사람은 아름답다고. 설령 잘 되지 않더라도, 그 아름다움을 발산할 수 있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잠도 잘 자지 못하지만 계속 달려나가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빛나고 있는 것처럼.
꿈을 가진 사람들이 그걸 발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