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같은 팀 친구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자기도 정말 열심히 하고 싶은데 능력이 부족한 거라고, 진짜로 잘 됐으면 좋겠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한창 다그치던 제가 미안할 정도로 눈물을 방울방울 떨어뜨렸습니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이전에는 다른 아이가 그랬었으니까요. 이럴 때 보면 저는 사람을 이끄는 일에 재능 같은 것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마침 어제 밀린 웹툰을 보다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그곳에서 김 부장에게 상무가 말했습니다. 자네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리더의 자리에 있다면 일을 잘 하는 능력보다도 사람들을 잘 이끄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그 말이 가슴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저랑 같이 일할 때 아이들은 행복했을까요? 어쩌면 전보다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지도 모릅니다. 괜히 제가 헛바람 넣고, 그래서 좋아하든 아니든 그냥 끌고 나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애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했던 것은 그저 부담만 가득 지운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니 기분이 착 가라앉습니다.
아직 마흔도 채 되지 않았는데 하는 생각이 꼭 우리 아빠 같아서 마음이 착잡합니다. 얼마 전 아빠가 전화를 하셨을 때 말씀하셨지요. 회사 사람들은 다 아빠 싫어한다고. 유이는 안 그랬으면 좋겠다고. 저는 당연히 잘 하고 있다고 말 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지요. 자기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아빠는 저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입니다.
오늘 만난 아이의 목에 아직도 울음 소리가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 리가 없는데도 말이지요. 저는 전부터 죄책감에 특히 약했습니다. 그렇기에 자기 변명도, 정당화도 심했고 끝없이 몰아가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도 유독 더 힘들어 했지요. 제 잘못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잠시 가라앉아 있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좋은 점을 꼽자면, 원래 이 즈음 한 번은 쉬어야 했다는 것 정도입니다. 요 반 년간 너무 바쁘게 달렸습니다. 스타트업 기업이라니. 어쩌다 이런 곳에 발을 내딛은 건지도 모를 정도로 급하게 달려왔습니다. 일을 그만 할 수는 없지만, 당분간은 경도된 엔도르핀을 자제하고 세로토닌마냥 시나브로 몸을 기대로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