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라흐마니노프 - 하남> 리뷰

by 유안나



<하이든&라흐마니노프>

이날 공연의 첫 곡으로는 로시니의 오페라 <도둑 까치> 서곡이 연주되었다. 군포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장윤성 지휘자가 연주를 맡았다. 지휘자의 사인에 맞춰 정확하게 등장한 북소리로 경쾌하게 음악이 시작되었다. 음악이 시작되자마자 몸이 함께 움직인다. 음악이다. 슬프건 기쁘건 빠르건 느리건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일 수 있어야 좋은 음악이다. 첫 곡부터 장윤성 지휘자를 신뢰하게 된다. 몸이 절로 움직이는 리듬감이 살아있는 좋은 연주였다.


두 번째로는 첼리스트 홍진호와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을 연주했다. 첼로의 첫음이 시작될 때부터 기대보다 볼륨이 작아 아쉬웠다. 스케일에서 반복되는 음이탈 역시 연주자의 컨디션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울림이 적은 공연장에 맞는 융통성 있는 연주가 필요했다. 표정과 모션은 풍부한데 소리가 부족했다. 서정적이고 느린 2악장에서는 보다 호흡이 긴 소리를 들려주었다. 3악장에서는 1악장에서와 같은 아쉬움을 반복했다. 전반적으로 하이든 특유의 고전적인 분위기가 살지 않아 아쉬웠다.


홍진호는 앵콜곡으로 Mark Summer의 Julie-O를 연주했다. 줄을 튕기고 첼로 몸통을 탭핑하는 등 다양한 연주 기법이 돋보이는 첼로 곡이었다. 클래식과 팝을 아우르는 아티스트인 홍진호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곡이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멜로디 전달이 약해 아쉬웠다. 전반적으로 작은 볼륨은 건조한 공연장 음향의 탓이라 하더라도, 연주자의 컨디션 때문인지 음감이 예민하게 살아있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이든&라흐마니노프>

2부도 역시 경쾌한 오페라 서곡으로 문을 열었다.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을 연주했는데, 프라임필은 1부에서와 같이 풍부한 소리와 경쾌한 리듬을 선보여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메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도 역시 기대한 만큼 풍부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특히 평소에는 잘 들리지 않는 더블 베이스 파트가 돋보이는 연주라 더욱 재미있었다.


원재연 피아니스트는 맑은 소리를 들려주었으며, 중간중간 텐션을 주는 모션이 개성 있었다. 하지만 2부에서 역시 공연장 음향의 문제로 피아노의 부드러운 부분이 모두 묻혔다. 피아노 연주에서 라흐마니노프 음악 특유의 무게감이 더 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고, 건반을 때리는 듯한 연주 스타일이 집중력을 깨뜨렸다.


원재연 피아니스트의 진가는 앵콜로 연주한 볼로도스 편곡의 <축혼 행진곡>에서 드러났다. 흔히 알려져 있는 멘델스존 <축혼 행진곡>의 익숙한 멜로디로 시작하여 다양한 주법으로 변주를 거듭하는 곡이다. 이 곡에서 원재연의 맑고 정확한 터치가 빛을 발했다. 화려한 변주 안에서도 멜로디가 잘 드러나는 재미있는 연주였다. 다만 협주곡에서와 마찬가지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듯한 소리가 감상을 방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좋은 연주를 위해서는 뛰어난 연주 실력뿐만 아니라, 공연장 특성에 맞춰 연주할 수 있는 노련함이 필요하다. 공연장 음향의 한계로 아쉬음을 느낄 때마다, 동시에 그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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