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예술의전당 회원의 날> 리뷰

by 유안나
bac392c497632d00ec517011f3549a46.jpg <2021 예술의전당 회원의 날>

좋은 연주와 평범한 연주의 차이는 한 번의 작은 들숨에 의해 결정된다. 9월 25일 토요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1 예술의전당 회원의 날> 공연이 열렸다. 1년에 한 번 예술의전당 후원 회원만을 위해 열리는 공연이다.


1부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을 연주했다. 이 곡은 2악장 '아다지오'가 특히 아름다운데, 오케스트라의 풍부하고 긴 호흡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이냐가 관건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와 솔리스트 모두 눈에 띄는 실수는 없었으나, 감동도 없는 무난한 연주를 해냈다. 연주가 관객에게 감동을 주느냐 마느냐는 미세한 호흡과 타이밍 조절에서 결정된다. 조금 더 섬세한 연주를 들을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2부는 라벨의 춤곡으로 채웠다. 오케스트라가 '볼레로'와 '라 발스'를 연주했다. '볼레로'는 스네어 드럼의 리듬으로 시작되어, 이 리듬이 곡의 끝까지 이어진다. 스네어 드럼은 곡에 긴장감과 동시에 경쾌함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날 연주에서는 스네어 드럼이 다소 경직되어 경쾌함보다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연주가 전반적으로 기계적으로 느껴진 것도 시종일관 딱딱하게 이어지는 스네어 드럼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악기들이 실수하지 않고 소리 내는 것에 집중하여, 춤곡의 리듬을 즐기기는 어려운 연주였다.


'라 발스'에서는 비로소 몸이 좀 풀린 듯했다. 미끄러지듯 부드러운 왈츠의 리듬이 살아났다. 교차되는 선율이 자유롭게 춤추었다. 비로소 '춤곡'의 느낌이 났다. 지휘자가 춤추자 비로소 음악도 춤추었다. 이따금 울리는 큰 북은 낭만을 깨뜨리고,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며 순식간에 음악 안으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리듬의 변화에 따라 몸이 움찔움찔했다. 음악은 점점 고조되어 소란 속에 마무리되었다. 리듬과 역동성이 살아있는 재미있는 연주였다.


이어지는 앙코르로 즐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박수가 채 끝나지 않았을 때, 타악기의 맑고 경쾌한 리듬이 시작되었다. 마르케스 '단손 2번' 빠른 부분이었다. 지휘자의 리드에 따라 관객들이 함께 손뼉을 쳤다. 예술의전당 후원 회원들을 위한 날의 축제 같은 마무리였다.


SE-8d880e98-b2c0-4ec5-ab4a-7786f7eabeea.jpg?type=w1 <2021 예술의전당 회원의 날>

관객들을 감동시키고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것은 얼마나 미세한 차이인지, 아주 작은 호흡과 타이밍의 밀고 당김에 의해 어떤 연주는 무난해지고 어떤 연주는 큰 감동이 된다. 어떤 연주는 음악을 귀로만 듣게 하고, 어떤 연주는 온몸을 들썩이게 한다. 그 작은 차이를 위해 연주자들은 수없이 연습하고, 관객들은 공연장을 찾는다. 연주자가 먼저 음악에 빠져들면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미세한 차이가 좋은 연주를 만든다. 그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또 얼마나 강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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