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부흐빈더 & 베토벤(10.19)> 리뷰

by 유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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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ZzqKCMysgY


그의 여린 소리가 마음을 건드린다.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라는 수식어를 가진 노년의 피아니스트에게 기대되는 무거움과 진중함이 아니라, 그의 손끝이 만들어내는 가볍고 여린 소리. 소나타 10번과 20번, 힘을 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흘러간다. 74세 그의 손끝에 섬세한 감각이 분명하게 살아있다.

음악은 흘러가야 한다. 흘러가야 할 음을 흘려보낼 줄 아는 것이 그의 연륜이다. 그는 흘러가야 할 부분과 머물러야 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 모든 음에 의미 부여를 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무거운 음은 그저 아래로, 애써 힘을 들이지 않는다. 가벼운 음은 자신을 명확히 드러내되 들뜨지 않는다. 그의 음악이 듣기 편안한 이유이다.

연륜 있는 피아니스트를 둘러싼 가라앉은 공기가 좋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고의 효율을 만들어내는 그의 몸. 건반 앞으로 굽은 등과 목, 견고한 손가락 끝 분명히 살아있는 감각이 그가 피아노 앞에서 보낸 성실한 세월을 증명한다.


SE-9d430f08-d785-49cd-87bc-b55b3a1ce270.png?type=w1 루돌프 부흐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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