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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유안 Oct 28. 2024

[알손없풍] 아파트는 몇 층이 가장 좋을까?

알아서 손해 볼 것 없는 풍수지리 6) 아파트 풍수로열층은 몇 층일까?

우리나라에서 길에 다니는 사람 2명 중 한 명은 아파트에 산다. 국토교통부의 2022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아파트에 사는 비율은 51.9%로 매해 그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아파트에 이미 살고 있거나, 앞으로 이사 갈 수도 있는 우리는 아파트의 몇 층이 좋은지 궁금하다.


흔히 사람들이 부르는 '로열층'은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2/3 높이 이상부터를 말한다. 아무래도 높은 층이 뷰가 좋고, 일조권이 저층보다는 확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풍수적인 관점에서 보는 로열층은 다르다. 전통풍수의 관점에서는 사람은 땅에 가까이 사는 것이 좋기 때문에 아파트도 저층이 더 좋은 곳이라고 본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풍수에서 알아야 할 개념은 지기(地氣), 땅의 기운이다.


지기와 지자기, 중요한 것은 지자기 교란을 피하는 것


 풍수에서 말하는 지기가 명확히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유일하게 측정 가능한 것이 지자기(地磁氣)이다. 지자기는 지구의 자기장으로, 지구 자체가 생성하는 자력에 의해 발생하는 기운이다. 지자기가 곧 지기는 아니지만 지자기는 지기라는 개념에 포함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지자기 측정 단위는 가우스이며, 위치에 따라 그 세기가 달라지는데, 현대 풍수에서는 이 지자기를 측정하여 지기의 흐름을 파악한다고 한다.

 

풍수에서는 낮은 관직이라도 얻으려면 지기를 가지고 태어나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육지의 모든 생명체들은 땅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생명체에게 유익한 생기를 가진 좋은 지기를 가진 명당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온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지기와 나쁜 지기는 어떻게 구분할까? 중요한 것은 지자기 교란의 유무이다. 지자기가 일정하게 있어야 좋은 땅인데, 여러 요인으로 인해 땅 밑에 균열이 있어 지자기가 흐트러지는 곳이 있으면 지자기가 주변보다 불균형하게 높거나 낮다. 이런 현상을 수맥이라고 부른다. 수맥이 흐르는 곳에 건물을 지으면 건물에 금이 가고, 사람이 잠을 자게 되면 건강을 해친다고 한다. 그래서 집을 고를 때는 수맥이 없는 집을 골라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조선시대 왕궁에서 왕과 중전의 처소에는 지자기 교란이 전혀 관찰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자기의 관점에서만 보면 아파트는 지자기교란이 없으며, 6층 이하여야 좋다


우리나라 평균 지자기는 0.5 가우스이다. 아파트의 4층부터는 지자기가 0.25 가우스로 떨어지고 더 위로 올라갈수록 지자기는 약해지기 때문에 6층 이하의 층수가 지자기만 고려했을 때는 좋은 층수라고 한다. 가우스까지 직접 측정하지 않아도 집 근처의 나무를 살펴보면 지자기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나무는 지자기가 영향을 많이 미치는 곳까지만 자란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무의 키와 지자기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찾을 수 없었다.) 1층에서 6층은 우리가 아는 로열층과 정반대의 층수인 것이 흥미로웠다. 가격은 저렴한데 기운이 더 좋다니 럭키비키일수도?


저층으로 이사 가기 전에 좀 더 과학적인 근거를 찾아본다


지자기와 풍수에 대한 내용을 검색하다 보면 지자기가 혈액순환에 좋은데, 고층에 사는 사람들은 필요한 지자기를 받지 못해 면역력도 떨어지고 골다공증도 더 잘 생기며 신경정신과에 갈 확률도 높아진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이에 파생된 자기 결핍증후군이라는 용어도 있는데, 관련한 유의미한 연구결과는 결국 찾을 수 없었다. 전 세계적인 연구결과에서 고층 입주자일수록 자살률이 저층에 비해 높다라는 데이터는 유효하나, 이마저 한국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로열층인데 왜 우울해) 과학적 근거가 있을지 기대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대신 혈액순환을 이유로 몸에 붙이는 자석을 파는 창의적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어서 재밌긴 했다.

대신 수맥과 건강간에는 학술논문을 여럿 찾을 수 있었고, 유의미한 실험 결과들을 찾을 수 있었다.



층수보다 중요한 것, 능압(陵壓)


풍수지리에서 능압은 지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누르는 형태로, 기운이 억눌리거나 불리하게 흐르는 경우를 표현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아파트의 경우 1차적으로는 저층이 지기를 받을 수 있어 좋지만, 앞에 바로 큰 건물이 가까이 있어 시야를 가린다던가 그로 인해 일조권이 많이 침해되는 경우에는 능압이 있다고 판단되어 결국 흉한 집이라고 판단한다.


능압이 많은 집에 살면 하는 일이 잘 안 풀리고, 최악의 경우 아프거나 죽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능압을 줄 수 있는 것들은 건물, 큰 전봇대, 큰 나무 등이다. 이러한 이유로 능압이 있는 저층보다는 오히려 지기가 약하더라도 능압이 없는 고층이 풍수적으로는 더 좋을 수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베란다에 화단을 만든다던지 흙을 두어 지기를 보충하는 방법을 쓰면 좋다고 한다.


풍수지리와 개인 사주를 연관 지어 생각하는 사람들은 능압과 지기 외에도 개인이 가진 강한 기운에 따라 좋은 층수가 달라진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주에 물 기운이 강한 사람들은 고층에 살면 더 좋다고 한다. 풍수에서 높이가 높아질수록 화기가 더 세진다고 보기 때문에 물 기운을 중화시켜 줄 수 있어 더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 외에도 아파트를 고를 때는 주변 땅과 건물의 모습 등 많은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풍수적으로 좋은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마치며 - 셀프 임상실험의 결과


나는 이제껏 살면서 총 3번 아파트에 살아 보았다. 부모님의 5층 아파트는 바람이 많이 불고 바로 앞에 아파트가 생겨버렸다. 풍수에서는 바람을 직통으로 맞는 게 안 좋다고 보고, 앞에 생긴 높은 아파트는 능압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아파트는 오히려 바람이 많이 불어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환기가 잘 되어 살기 좋다. 앞에 아파트가 생겨 산을 가리는 바람에 경관이 좋지 않아 져 아쉽긴 했지만 햇볕이 들어오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고 그 이후에 가족들의 일들이 그전보다 잘 풀렸고, 모두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 부모님의 집만 생각해 보면 능압이라는 것이 정말 바로 앞에 딱 있어 갑갑함을 주는 건물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둔 건물은 능압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풍수전문가가 아니라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능압의 기준은 집 안에서 밖을 볼 때 갑갑함을 느끼는지가 중요한 것일까? 아니면 더 좋은 일들이 많을수도 있었는데, 능압이 생겨서 덜 생긴걸수도 있겠다.


두 번째 아파트는 로열층인 탑층이었는데, 햇볕이 잘 들었고 다락방이 있어 전반적으로는 살기에 좋았지만 창 밖을 볼 때는 너무 고층이고 땅과 많이 떨어져 있어서 확실히 안정감이 없었다. 가끔 인간이 이렇게 높은 데서 사는 게 그냥 맞는 걸까?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들긴 했던 것 같다. 나는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라, 이렇게 높게 살다가는 불이라도 나면 난 끝이다.. 하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썩 유쾌하진 않았다. 지자기 측면에서는 지기를 거의 못 받았을 것 같은데 사실 그때 건강했다. 젊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18층이어서 오히려 가끔 계단 올라가기 운동도 하고 주변에 산책로도 많고.. 잠도 잘 잤던 것 같다. 하지만 많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고층에서 느끼는 불안감이 건강에도 가시적인 영향을 충분히 미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4층인데, 경험상 층수로만 따지면 가장 만족스러운 층이다. 가장 큰 이유는 거실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에 나뭇잎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더 저층이었으면 나무에 창문이 가려져 답답했을 것 같은데, 4층 정도 되면 나무의 키보다는 베란다가 높기 때문에 나무의 정수리에 있는 나뭇잎들만 예쁘게 보인다. 나뭇잎의 색깔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집안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자연의 일부로 사는 느낌이 들어 좋다. 또 너무 저층이 아니라 바깥에서 집 내부를 보기에도 쉽지 않고, 바로 앞에 갑갑함을 느끼게 하는 건물도 없는 경우라 좋게 느껴지는 것 같다. 베란다 창문을 열고 바깥을 볼 때 사람들의 얼굴이 식별 가능한 점도 이유 없이 좋다.


세 번의 아파트 생활 결과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생기는 것에 있어 아파트 층수는 크게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층수와 관련 없이 좋은 일들은 골고루 있었고 건강했다. 다만 햇볕이 많이 들수록 생활에 행복감이 더 있었던 것은 맞았으며 갑갑하지 않은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맞는 것 같다.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고 쉬어야 하는 재충전의 공간인 집에서 창문 밖으로 바로 앞에 커다란 무언가가 우리 집을 누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온전한 휴식이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또한 바로 앞 건물에서 누가 나를 지켜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사람을 항상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라서 피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수맥이 흐르는 지는 전문 도구가 없어 모르겠다.


개인적 경험에 비추었을 때는 4층 정도에 능압이 없으며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전통 풍수로만 따지면 능압이 없고 햇볕이 잘 들며 지기를 충분하게 받을 수 있는 1층이 가장 좋은 아파트이지만 도시의 경우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사실 그런 아파트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뿐더러 사생활 보호 등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먼저 고려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집을 선택하면 그곳이 결국 최고로 좋은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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