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로는 이직이 안 되는 이유

경력의 갈림길

by 원유범

해외영업을 오래 했습니다.
국가를 옮겨 다니며 주재원, 지점장으로 일했고
매출을 만들고, 조직을 운영하고, 사람을 배치하는 역할도 함께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사(HR)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어떤 사람을 채용하면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지,
누가 어디에 있어야 성과가 나는지,
어떤 구조에서는 사람이 버티고,
어떤 구조에서는 무너지는지를 계속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여러 리더들을 보며 배우고,
수정하고, 제 나름의 리더십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사 업무에도 관심이 커졌지만,
연차가 높아질수록 인사로의 직무 전환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최근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이 생각은 더 분명해졌습니다.

구직자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인사를 계속했는데 해외영업을 해보 싶습니다",
"PM 업무를 해왔는데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이직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일의 비중이 크지 않거나,
직무를 몇 개월 전에 변경한 경우
아예 없는 직무를 희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객사의 니즈는 명확합니다.
경력자를 뽑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지금 이 자리를 바로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인가.”
공석이 생겼거나, 곧 생길 자리를
즉시 채워야 하기 때문에
그 일을 이미 해본 사람을 찾습니다.

굳이 리스크를 안으면서
“잘할 것 같은 사람”을
현업 본부장이나 팀장에게 권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사업부 출신 HR을 의도적으로 찾는 회사
개발자 출신 HR을 실험적으로 뽑는 회사
하지만 이런 경우는
일반적인 채용 공식이 아닙니다.
헤드헌터 입장에서 보면,
정말 예외에 가깝습니다.

구직을 하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회사가 돈을 주고 채용하려는 일”이
다르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때 많은 분들이 좌절합니다.
하지만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경력 채용 시장의 구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제가 요즘 구직자분들께 가장 많이 드리는 말은 이겁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먼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회사에 들어가세요.

그리고 그 안에서
몇 년간 성과를 만들고,
전배나 프로젝트, 조직 변화에
의도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경로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은 누구나 말할 수 있지만,
경험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커리어는 방향보다 경로가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경로는 대부분
지금 내가 가진 경험 위에서만 열립니다.

헤드헌터로서의 경험은 아직 많지 않지만,
하나는 분명하게 느낍니다.

시장은 냉정하지만,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길을 내준다는 것.

지금의 커리어를 부정하기보다,
그 커리어를 다음 기회로 환승할 수 있는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

그게 현실적인 커리어 전환의 시작입니다.

화이팅하는 월요일 되세요.

By 행복맛집

#커리어 #이직 #경력관리 #직무전환 #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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