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의 태도
예전 직장 선배가 해준 말이 있다.
"조직은 네가 무너지기 전까진 가만히 놔둬.
잘 버티는 사람일수록 더 많이 시키고 네가 버티는 선이 계속 기준이 될 거야."
그래서 가끔은 일부러 쉬어야 한다고.
무너지기 전에 잘 쉬는 것도 능력이라고 했다.
한때는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좋은 자세라고 믿었다.
그 생각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조직 안에서는 아무리 성실해도 탈이 나면 그 순간부터는 각자도생이었다.
끝까지 내 편으로 남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밖에 없다는 걸, 그때 알게 됐다.
조직은 내가 없어도 돌아간다.
하지만 나는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쉬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나를 오래 쓰기 위한 관리이고 기술이다.
잘 쉬어줄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제일 오래, 그리고 멀리 간다.
아침에 받은 위 글을 읽다 보니
문득 저에게 불평을 하던 후배가 생각나서 적습니다.
이미 프로젝트가 많은데도
리더가 일을 계속 본인에게만 주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주변에서는 시기 섞인 말을 하고,
정작 본인은 많이 지쳐 있는데 일은 더 쏠리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 사이도 점점 불편해지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이럴 때 해드릴 수 있는 조언이 참 어렵습니다.
“대충 하세요”라고 말하기도,
“그럼 그만두세요”라고 말하기도
현실적이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문제는 일을 잘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일을 잘하는 사람이 계속 참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데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회사에 다닐 때는
“할 일이 이렇게 많은데 왜 또 나일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리더가 되고 보니
저 또한 같은 선택을 하고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윗선에서 내려오는 일들은
대부분 시간이 정해져 있고, 결과는 빨리 나와야 했습니다.
누구에게 맡기면 언제까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이미 답이 보이는 사람이 있었고,
그래서 결국 그 사람에게 일을 주게 되었습니다.
악의가 있었다기보다는
“지금 당장 되는 사람”을 찾은 결과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급하지 않은 일부터는
후배들에게 맡기고, 알려주며 함께 가려고 했습니다.
속도는 느려질 수 있지만,
그 과정이 없으면 조직은 결국
같은 사람만 계속 소모하게 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구조는
언젠가 그 사람이 조직을 떠나는 선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이 몰린다는 건
능력이 없다는 신호가 아니라
이미 신뢰를 얻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신뢰를
침묵으로만 유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투덜대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업무를 정리한 흐름도나 우선순위를 통해
지금의 한계를 설명하시는 것 역시
중요한 책임이자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오래 가는 분들은
억지로 버틴 분들이 아니라,
자기 페이스를 지킬 줄 아는 분들입니다.
계속 그렇게 버티다 보면
제 나이되어 병원 대기실에서
“아, 그래서 회사에서 돈을 많이 줬던 거구나”
혼잣말하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삼성에 다니며 느낀 건,
높은 보상은 존중의 표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오래 버텨달라는 요구이기도 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고,
그걸 지키는 방법은 언제나 건강입니다.
By 행복맛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