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감사로 코로나 이겨내기
우리는 이미 행복해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집중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떤 행복도 얻을 수 없다.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더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주의를 돌리기만 하면 된다.
인지가 행복을 만든다.
- 데이비드 J. 리버만 [내 감정에 잡아먹히지 않는 법] 중에서
코로나가 재확산 중이라는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다. 장마가 끝난 후, 광복절날 광화문 앞에 모인 집회와 사랑 제일 교회라는 곳이 진앙지란다. 원인이 뭐가 되었든, 염려스럽고 불안하고 좌절스러운 기분에 휩싸이는 소식이다.
그래도 3월 대확산 이후에 한동안은 뭔가가 조금씩 낳아지고 있는 듯했는데.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코로나는 일상생활 속에서는 사실상 종식된 듯 느껴졌었고,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들끓고 있었다. 분명 내년 즈음엔 모든 게 어느 정도 정상화되어 가지 않을까 하는 실오라기 같은 희망. 그런데, 지난주부터 확산된 코로나 2차 대유행의 위협은 다시 한번 위기의식을 일깨워 준다.
남편은 지난 3월에 잠깐 시행됐던 재택근무 체제에 다시 돌입했다. 다행히도 아이는 긴급 돌봄으로 유치원에 가고 있긴 하다. 우리 가정 같은 경우는 아이가 유치원을 쉬게 되면 그때야 말로 진짜 위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아이가 종일 집에 있게 되면, 남편도 업무를 제대로 해내기가 힘들 것이고, 나도 그야말로 온종일 아이 돌보기에 얽매이게 될 것이다. 아이는 은근히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는 눈치다. 하지만, 그렇게 되었다가는 내게는 헬 게이트가 열리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런 싱숭생숭한 마음 때문이었을까?
이번 주에는 뭔가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내내 기분이 처졌다. 몸 컨디션조차 안 좋은 것처럼 느껴졌다. 아마도 다 심리적인 것이었을 것이다. 희망은 우리 몸과 정신을 더 활력 있게 해 주지만, 절망이라는 놈은 모든 기운과 에너지를 뱀파이어처럼 쏙 빨아들이는 법이니 말이다.
그렇게 며칠간 주저앉아있다 보니, 오늘은 다행히도 새 힘이 조금 난다. 다행이다. 자연 면역치료처럼, 우울감에 지배당하다가도 그 끝을 다 보고 나면 결국엔 다시 마음이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가보다. 내 안에 이런 회복탄력성이 있음에 감사한다.
불안도 걱정도 여전히 여기 그대로 남아있지만, 내 마음만은 아주 조금 한 걸음을 떼어냈다. 나는 또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가리라. 그것들은 거기 머무른 채 나를 쫓아올 수 없으리라. 나는 불안과 걱정보다 조금 더 빨리 내뺄 생각이니까.
희망이 없다고 그 누가 단언하던가? 그딴 말을 들려주는 이 따위는 애당초 없었다. 내가 항상 쇠사슬로 나를 묶고, 또 스스로 풀어헤쳐 나올 뿐이다. 마음의 감옥의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나였다. 언제나 그랬다.
그래도 끊임없이 그 작업을 반복하는 것은 내가 인간인 한, 죽지 않고 살아있는 한 계속될 것이다. 다만, 이제 빠져나오는 시간이 조금 더 빨라지고, 내가 쇠사슬을 몸에 감고 있다는 사실을 전보다 더 빨리 눈치챌 뿐이다. 그것이 또 살아가며 얻게 된 기술이자 노련미의 하나임에 감사를.
불안과 걱정은 감사하는 마음이 결여되어 찾아오는 것이라 했다. 그 말이 맞다. 늘상 감사일기를 쓰면서도 그런 번뇌에 휩싸이게 되는 것은 항상 욕심과 욕망이 내 시야를 어지럽혀서였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는 불만과 증오가 스며들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 절망과 좌절의 늪에 빠져 허우적 대곤 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여름이 되었는데, 예전처럼 해외에 나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변과 이국적 정취를 즐길 수 없는 처지가 너무도 한탄스러웠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만 해도 아직 코로나가 이렇게까지 심각해지지도 않았고, 그나마 살만했던 희망적인 현실에 감사를 했어야 하는데.
예전에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누리던 것들.
그 푸르른 에메랄드 빛 남국의 바다나 전 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휴양지들.
언제쯤이면 그것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앞으로 영영 못 보게 된다면 삶이 너무나 우울하고 희망 없을 것만 같다.
내게 이 한국을 벗어나 세계로 다른 세상으로 마음껏 날아가고 뻗어나갈 수 있다는 컨셉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언제고 돈만 있으면 그럴 수 있을 거라 믿었건만. 바이러스라는 존재 때문에 그 모든 것이 불가능의 영역이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살다 보면 정말이지 별일이 다 있는 것 같다.
태어나 한 번도 해외에 나갔던 적이 없는 것처럼 예전 일들은 다 꿈처럼 느껴진다. 비행기의 이착륙이나 공항의 분주한 모습이 마치 전생의 일같이 아득하기만 한다. 이제 우리는 서로가 반목하며 이방인을 꺼리고 경계하는 세상으로 조금씩 변모하게 될까? 내가 그토록 동경하고 좋아하는 그 유럽의 아기자기한 카페 거리에서 에스프레소를 한잔 마시며, 멋지게 차려입은 다종 다양한 피부색의 인파를 구경하는 한가로운 오후는 영 물 건너간 것일까?
전에는 곧 그런 날이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이 당연하게 느껴졌는데, 서서히 그런 것들이 영영 멀어질까 봐 아쉽고 많이 섭섭한 생각이 든다. 일평생 한국에서만 늙어 죽어야 한다면 나는 정말이지 생에 낙이 없을 것만 같다.
설마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없다고 믿으며 살아가야지.
이런 욕심이 또다시 나를 감사할 수 없게 만드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냥 우리 가족들이 다 건강하고, 감염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만 이라도 지금은 충분히 감사할 일이 아닌가.
내 눈앞에 지금 이 순간에만 주목하며 감사하다 보면, 어차피 삶은 또 나를 멀찌감치 내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나는 내 삶이 인류 역사의 축복받은 시점이라 믿는다.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그 지점밖에 살다 갈 수 없는 내게 이 삶은 단 한번뿐인 선물이다. 그러니, 그 어떤 시대가 주어져도 내가 될 수 있는 최상의 내 모습으로 살다가고 싶을 뿐.
한 번씩 바닥까지 고꾸라져야 인간이란 존재는 한없이 겸손해지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 우리 모두 그동안 마음이 너무 태만했던 건 아닐까?
인간이라는 종만큼 지구를 변화시키고 통제하려들었던 존재는 여지껏 없었을 것이다. 지구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을 생태계에 있어 심히 암적인 존재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 인류는 분명 언제가 대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여지껏 항상 그래 왔듯이 우리는 이 지구 상의 위대하고 훌륭한 생존자들이니까. 우리 스스로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지구를 영속시키고 보전하는 방향으로 삶의 방식을 바꿔가게 될 것이다. 이 코로나라는 전염병도 분명 어떤 식으로라도 이겨내고, 한보 더 전진해 갈 것이다.
나는 이제 겁나지 않는다. 오늘은 훌훌 털고 벌떡 일어나, 신나게 하루를 또 살아내야지!
당분간 밖에 나돌아 다닐 수는 없지만, 내 마음이 원하고 또 결심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멋진 하루를 살아낼 수 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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