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란 노력하고 성장했다는 증거

아주 건강한 정신승리

by 에센티아
슬럼프란 노력하고 성장했다는 증거


살다 보면 가끔씩 성장이 정체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열정을 뿜뿜하며 열심히 달려오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틈엔가 생각했던 것만큼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지 않아 의욕이 한 풀 꺾임을 감지한다. 처음부터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은 아니라고, 멈추지 않고 계속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저만치 성장해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설득해보지만, 그 약발도 영 먹히지 않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런 걸 우리는 '슬럼프'라고 부른다. 제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운동선수나 세계적인 대 스타라 해도 슬럼프라는 무시무시한 시기를 비껴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구라도 목표를 품고 그것을 향해 뛰어가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슬럼프라는 놈이다.


그러니 슬럼프를 어떻게 다루어서 이겨낼 지가 결국 성공으로 가는 관문을 넘어서느냐를 결정짓는다. 살아있는 한, 무언가를 추구하며 노력하는 한, 슬럼프는 끊임없이 당신에게 들를 것이다. 그러니 이왕이면 이 주기적인 불청객을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맞이하고 또 떠나보낼 수 있도록 멘탈에 예방주사를 맞아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는 아직 의욕과 기력이 남아있을 적에 미리 그렇게 하려 한다. 이 글은 슬럼프에 허덕이게 될 그 어떤 날에 나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적어두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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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나는 무언가에 확 꽂히면 누구보다도 열과 성의를 다해 거창하고도 드높은 목표를 세우곤 한다. 종종 과욕을 부리며 실제 능력이나 실력보다 조금 높게 목표를 잡는 버릇이 있다. 그렇게 나를 챌린지 해야만 원래의 실력만큼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에.


돌아보면 100만큼을 해내기 위해선 120 정도는 목표로 잡아놓아야 결국 100을 성취해내는 경험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이런 지론을 갖게 되었다.


"사람은 그 사람이 꿈꾸는 만큼까지 가 최대로 성장할 수 있는 범위이자 한계다!"


어쩌다 가끔 별 기대도 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하다 보니 빵 터졌다느니, 본인은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는데 열심히 하다 보니 대박이 났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에게는 진짜 묻고 싶다. 50 정도를 목표로 잡았는데 하다 보니 100을 해냈다는 게 대체 정말이냐고?


만일 그게 진실이라면, 그야말로 그런 이들은 복받았다 싶은 생각이 든다. 세상에, 별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그저 열심히 하다 보니 목표를 훨씬 초과하는 성과로 이어지다니! 목표를 꽤나 구체적으로 세우고 계획에 따라 꾸준하게 실천해가도 결코 목표한 만큼에 도달하지 못하는 가련한 중생도 여기 있는데.


SE-1a541bc7-daf7-47f3-b4b6-a59b9cdaacbd.jpg?type=w773 © photophilic_spook, 출처 Unsplash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계획대로 빵빵 치고 나가지 못하는 무능하고 정체된 스스로와 맞닥뜨리게 되면서 슬럼프는 찾아오고야 만다. 처음 시작해서 성장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을 때에는 보이지 않던 수많은 현실의 벽과 나의 한계.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나마저도 인정할 수 없는 초라하고 부족한 내 수준에 실망하면서 한없는 무기력에 휩싸이게 된다. 더 이상 해 나갈 의욕과 의지가 샘솟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땐 슬럼프의 본질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슬럼프는 목표가 없는 자, 노력하지 않은 자에게는 절대 찾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애쓰고 시도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기대할만한 성과도 그에 못 미친 스스로에 대한 실망도 있을 수 없다. 도전 없이는 실패가 존재할 수 없듯이, 노력 없는 슬럼프란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꿈을 좇아 달려가던 길 위에서 잠시 동력을 잃었을 때, 우리는 슬럼프 너머에 있는 그동안의 노력과 애씀에까지 렌즈의 초점을 더 길게 맞추는 시도를 해야 한다. 자신에게 너그럽고 친절해야 할 얼마 안 되는 순간이 있다면 바로 이 슬럼프의 시간이 그때이다.


스스로를 엄격하게 독려하고 몰아치고 관리해 왔다 하더라도 이 순간에만큼은 그 누구보다 나 스스로가 내 편이 되어 나를 위로하고 감싸줘야 하는 것이다. 슬럼프가 왔다는 것이야말로 내가 노력해왔다는 확실한 증거인 것이니 도리어 반길 일이다. 이참에 조금 쉬거나 아예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정체되었다는 것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보라는 신호이며 기회인 것이라고 현명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렇게 위안을 받으면 잠시 시간은 걸릴지 몰라도 결국엔 스스로 길을 찾아 돌아오게 된다. 새로운 돌파구를 발견해내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한다. 그렇게 슬럼프는 더 큰 성장으로 팔짝 뛰어오를 수 있는 움츠림이 되는 것이다.


슬럼프를 암울하고도 괴로운 마음으로 보내는 일은 이제 그만두자. 게임의 룰과 멘탈 관리법을 잘 모르던 시절에는 슬럼프에 마구 휘둘리며 한바탕 심한 후유증을 앓고 나서야 궤도에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그러면서 겪지 않아도 됐을 삽질, 하지 않아도 됐을 하소연으로 시간을 보내며 방황했던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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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1517948430535-1e2469d314fe.jpg?type=w773 © dtravisphd, 출처 Unsplash


이제 마흔이라면 더 이상 그런 막장 드라마에 휘말리지 않아도 될만한 나이가 아닌가! 슬럼프조차 내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석하여 조근조근 스스로를 다독이며 처리해 낼 수 있는 내공이 이제는 쌓여있어야 할 짬밥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마흔답게 내가 안고 가야 할 삶의 책임과 무게를 결코 감당해 낼 수 없을 테니까. 여지껏 살아온 그 모든 세월이 내 안에 그 정도 경험치는 쌓여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를 믿어보라며 나를 보증해주고 등받이가 되어 일으켜 세워주니말이다.


어쩌면 슬럼프가 왔다는 사실을 기민하게 알아차릴 수 있는 것조차 능력이다. 슬럼프도 자주 많이 겪어보았을수록 더 빨리 민감하게 감지하게 된다. 연륜이 쌓이듯 슬럼프 인지 감수성이 예민하게 발달한다고나 할까? 이것은 바꿔 말하면 그마만큼 도전과 노력을 엄청나게 해왔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제 슬럼프가 오면 오히려 기뻐할 테다. 무기력에 짓눌리지 않고 재빨리 새로운 일에 주의를 돌리거나 신나게 놀 궁리를 해볼 작정이다. 인생이 내게 휴식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내준다고 그렇게 해석할 것이다. 여태껏 고생했던 나를 위해 준비해둔 깜짝 선물 하나를 또 풀어볼 수 있도록 말이다.


이에 내 삶에 새로운 지론 하나를 추가하고자 한다.


"슬럼프를 겪는 만큼이 그 사람이 노력한 정도이자 새로운 성장의 문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이다!"


이제 나는 슬럼프가 두렵지 않다. 다음번 슬럼프가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해나갈 것이다.

드루와~ 슬럼프 드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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