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 졸업식 축사 연설에서 스티브 잡스가말했듯이, 한때 나는 무슨 욕망의 걸신들린 사람같이 살았던 적이있다.
'다른 이들은 저만큼이나 할 수 있는데, 나는 아직 왜 이것밖에 못하는가.'
'정녕 여기까지가 내가 가질 수 있는 한계란 말인가!'
나 같은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그토록 열망하는 인정과 성공을 자기 손에 거머쥐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는 끝없이 성과를 내서 바깥으로부터 인정받아야만 한다.결국 욕망의 크기만큼 '노오~력'하고 애쓰며 살면 될 것이 아닌가.
하지만, 어차피 걸귀처럼 영혼이 굶주려 결코 채워지지 않는 밑빠진 독에는, 아무리 애써본들 만족과 평안이 고일리가 없었다. 바라는 욕망과 내가 가진 능력의 크기가 불일치하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사느니, 평범함이 주는 안정과 타협하고 마음을 잔잔하게 다스리는 편이 낫지 않은가!
조금 시간이 걸리긴했지만, 끝도없을 것만 같이 욕심과 향상심의 경계를 오가던 갈증도, 정점을 찍은 후에는 다행히 서서히 잦아들었다.
스스로를 괴롭히는 압박감에서 해방되고자, 나는 매일 감사일기를 쓰고 명상을 하며 요가 수련도 한다. 덕분에 예전보다 한결 편안하고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잠시 멈추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디폴트인 원래의 천성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래서 행여나 요요현상이 오지않도록 나는 꾸준히 매일의 루틴을 의식처럼 수행한다.
이렇게해도 가끔은조급하고 나를 탓하는 마음이 급성 발작을 일으킬때가 있다. 그럴땐 내가 따르는 프로토콜이 있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평정심 잃은 영혼을 위한 응급 처치법'이다.
먼저, 나를 사로잡고 있는 '실체가 없는' 상념으로부터 주의를 환기하기위해, '실체가 있는' 공간과 몸을 인식해 본다. (명상 기법)
- 호흡을 깊고 천천히 마시고 내쉰다.
- 골몰해있던 생각에서 빠져나와 실제로 내가 있는 물리적인 공간 자체를 인지해 본다.
- 손가락,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내 몸의 움직임과 감각으로도 주의를 기울여 본다.
이걸로 안되면, 이제 심화 단계로 이행하게 된다.
- 향초를 켜고, 요가 다운 독 자세를 취해본다. (후각자극)
- 달콤한 초콜릿을 먹어도 본다. (미각자극)
- 음악을 틀고 춤을 춰 본다. (청각자극)
- 나가서 걸어도 본다. (공간 전환)
이렇게 한바탕 몸을 움직이고 장소를 바꿔 복잡한 생각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면, 이제는 내가 처한 상황 자체를 다시 바라보려해본다. 비워진 머리에는 새로운 관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 왜 이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하는가?
- 지금 내가 어떤 상황과 장소에 있으면 더 행복하겠는가?
- 그런 것들을 얻으면 진짜로 그렇게 매 순간 더 기쁘고 충만할 것 같은가?
안젤리나 졸리나 전지현 같은 유명인의 삶을 상상해 본다.
TV나 영화에 나올 때는 화려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수많은 나날들과 시간에는 무엇을 할까?
자신이 잊히고 한물갈까 봐 초조한 마음이 들진 않을까?
성공과 명성이 컸던 만큼 어딘가에서 숨어 지내는 마음은 더 쓸쓸하고 위축되진 않을까?
다음번 짜잔 하고 나타났는데, 사람들이 환호하지 않거나 시들한 반응을 보일까 봐 겁나고 두렵지 않을까?
왜 아니겠는가!
인간인 이상 모두가 그런 걱정과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 살얼음판 위에서 무거운 명성의 무게를 이고 살아야만, 그 대가로 큰 돈과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일 테다. 쓸데없이 연예인 걱정을 왜하느냐고 빈정거리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르겠다. 걱정을 하는 것이아니라, 허상에 사로잡히지 않기위해 본질을 보려 시도해보는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나의 평범하기 그지없는 삶이란 차라리 홀가분하고 충만하게까지 느껴진다. 유명세가 없으니 딱히 욕먹을 일도 없고, 부당한 도덕적 잣대에 멋대로 올려질 일도 없다.
부정적인 그 모든 대가도 다 감수할 정도로, 그들이 누리는 영예를 진심으로 원하는 것인가?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하자면 그건 아니다. 그래, 나는 성공과 명예를 위한 그 모든 노력과 시기, 질투는 감당하고 싶지 않다. 도둑놈 심보처럼 좋아 보이는 것 만 탐냈을 뿐이다.
그렇다면 간단하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여기까지 인 것이고, 이로써 감사하며 만족하라. 영혼의 돋보기를 손에 쥐고, 지금의 이 상황에서 좋은 점에 오직 주목하고, 확대해서 보며, 어떻게해서든 이 안에서 행복을 찾으라. 인생의 본질이란 이토록 냉정하고 명확한 것이다.
내가 못 갖은것들만 집중해서 바라보다니, 스스로 불행의 무덤을 파고 결핍의 관에 누운 격이네! 현재 이곳의 쾌적함을 온전히 만끽해보니, 그래 내 삶도 나름 괜찮다. 내가 누리기로 마음먹기만 하면, 이미 행복은 여기도 차고 넘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