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는 결코 끝난 것이 아니기에

내게는 나만의 인생 속도와 운명의 시계가 있다

by 에센티아

나이먹음에 대하여

나. 이. 먹. 음.


긴 긴 인생에서는 마흔도 아직 애일 수 있다. 칠십이 내일 모레인 노모는 내가 나이 운운하면 웃기지 말라고 하신다. 마흔이면 한창때고, 인생의 진정한 전성기는 바야흐로 오십인 거라고.


정말일까?

그냥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말을 믿고 싶어 진다.


하지만 그럴 리 있겠는가?

내게는 아무리 봐도 오십은 그냥 아주머니로 밖에 안 뵈는데. 오십이 진정한 전성기 일리가 있을 것인가!


앞으로 계속해서 한 살 한 살 더 나이 먹을 일 밖에 남지 않았다. 어쩌면 마흔이 될 때까지 나는 내가 이루고자 하는 일들을 못 해낼 수도 있다. 그리고는 삶과 적당히 타협한 채로 하루하루 또 소소한 평안을 좇으며 정신 승리와 합리화로 버텨나가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항상 조급함으로 달려온 나의 일평생, 이제는 내 운명과 뜨거운 눈물의 포옹으로 화해를 하고, 삶의 속도를 조금은 늦추어야 할 듯하다. 그것이 노력에 대한 체념이나 게으름에 대한 합리화를 하겠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나라는 존재의 한계와 운명을 겸허히 끌어안고, 그것들을 다독이며, 삶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나를 이끌어 가줄 시나리오를 천천히 내 페이스대로 써내려 가려는 것뿐이다.


어차피 살아있는 한, 삶이란 스스로가 써 내려가는 멈추지 않는 한 편의 이야기다.

다 끝날 때까지는 결코 끝난 것이 아니기에.


photo-1517673132405-a56a62b18caf.jpg?type=w1 © hudsoncrafted, 출처 Unsplash


'나이'가 가지는 새로운 의미


몇 살까지는 꼭 이래야지라는 생각은 어쩌면 더 이상은 부질없고 필요 없다. 이제 나에게는 '최연소'라는 수식어는 결코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나이에 얽매이지 말고 '최고령'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도록 힘내야겠다. 그것이 '최장수'로 이어진다면 더욱 좋고 말이다.


그래, 엄마 말씀대로 50대야 말로 전성기임에 틀림없어!

내 안에서 무조건적인 종교적 신념을 끌어올려 나는 그 말을 믿어보련다. 난 아직도 생의 정점까지 10년이나 남았다. 마흔까지 꼭 대단한 그 무엇이 되지 않아도 좋다.


성공한 사람을 보고 나도 저 나이까지는 꼭 해내겠다는, 그런 사고방식 따위는 내다 버리겠다.

살다 보니, 세상에 통용되는 것들 중에 유독 내게는 적용 안 되는 것들도 참 많더이다.

나는 그저 나 일 뿐.

내게는 나만의 인생 속도와 운명의 시계가 있는 법이다.


새해가 될 때마다 계획을 세워보지만, 일 년 안에 반드시 모든 걸 다 끝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다.

한 해 한 해 그저 착실히 나의 일상을 충실히 채워 나가다 보면, 때가 되었을 때 그동안 축적된 모든 것들은 폭발하듯 터져 나오게 될 것이다.




보물은 항상 99미터에서 1미터를 더 파내려 간 지점에 묻혀있는 법이다. 9번 두드려보고 허망하게 돌아설 것이 아니라, 10번째 두드렸을 때야 열리는 문처럼, 삶에는 다 정해진 스케줄이 있음을 이제는 안다.

무릇 때가 되면 이루리라!


이제부터는 내가 찾은 새로운 시간의 룰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세월의 감각으로 삶에 도전해 나가자.

그것만이 내 삶에 있어 나이가 가지는 새로운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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