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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본 Apr 05. 2022

시계도 결국 건전지가 필요하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노는 것도 때가 있는 거야, 지금은 공부를 해야 할 시기야." 혹은 "연애도 타이밍이 있어. 그 타이밍을 놓치면 안 돼."라는 등의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듣기도 한다. '때', '타이밍' 모두 시간을 의미하는 단어다. 우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단어를 써가며 행동에 영향력을 쏟는다. 도대체 왜 우린 이토록 시간에 집착하는 것일까. 또한 추가적으로 이어지는 말들이 존재한다. 시간을 들먹이며 하는 말의 뒷말은 항상 이 시기를 놓치면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로 자연스레 이어진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결과로 야기되는 이야기를 듣고 나며 누구나 조급해지거나 왜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품게 되기도 한다. 시간에 관한 이야기는 소멸하지 않는 위성처럼 삶의 주의를 돌고 있었기에 자연스레 나는 '타이밍'에 관한 의문과 질문을 갖게 되었다.


 대체로 많은 이들이 그러하겠지만 시간 혹은 타이밍에 관한 이야기들은 인생 선배로부터 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을 진정으로 인생 선배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소위 꼰대라 느끼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과 감정이 앞서 나가곤 한다. 그렇기에 이야기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초입부터 차단시켜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 또한 이러한 설교를 듣기 매우 거북했으며 마음속으로는 이를 꽉 물고 부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매우 어린 시절부터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왔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부터 이전 시절이 아니라는 식의 이야기를 들어왔다. 예를 들어 "너 이제 저학년 아니야, 너 이제 초등학생 아니야" 등의 이야기를 말이다. 좋은 소리도 한두 번이지 여러 번 듣다 보면 거부감이 생기는 것도 이상한 점은 아니다. 그렇지만 성인이 된 지금 우리는 이야기의 본질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는 '타이밍'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야 할까. 우선적으로 주제에 관하여 이미 편견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기에 공명정대한 시선으로 주제를 바라보지 못한다. 그렇기에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으로 주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성인이 되었다는 것은 자신의 시간은 온전히 자신이 꾸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학창 시절에는 부모님의 영향이나 학교의 영향으로 인해 24시간을 온전히 자신이 계획하고 실행할 수 없었다. 항상 우리에겐 시간표나 계획표가 존재했다. 그렇기에 시간에 대한 자유함을 가진 현재 우리는 다시 이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더 이상 어리광을 부릴 나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20대에 들어왔다는 것, 성인이 되었다는 것은 나라로 하여금 자신의 몸을 혼자서 건사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즉 누구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거나 모든 책무를 위임하는 행동이 그다지 아름다운 행동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홀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 중 하나가 시간 관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이러한 세 가지 이유로 인해 우리가 다시 '타이밍'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선 시간이나 타이밍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분명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나는 한국의 '~때는 ~는 이루어야지'하는 사회 풍조를 굉장히 싫어한다. 싫어하는 것을 넘어 혐오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러한 사회 풍조는 단지 나이로 인하여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막고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 타인의 삶을 살아가게 한다. 이러한 점은 아들러의 심리학에서도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말하고 있다. 요즘 사회 풍조는 다행히도 위와 같은 내용이 적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기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우린 30대가 되도록 꿈을 좇고 있다고 하여 잘못된 것이 아니고, 곁에 있는 친구와 동일한 길을 걷고 있지 않다고 하여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돌아와서 그렇다면 우리는 '타이밍'에 관해 어는 부분부터 논의해야 할까. 나는 이에 대해 인식부터 논의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우리에게 "지금 이런 거 할 시간이 아니라 ~할 시간 아닐까?" 하는 말에 대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먼저 일으키는 것보다 한 발자국 물러서 나를 돌아봐야 한다. 과연 내가 지금 보내고 있는 시간이 진정으로 나에게 이로운 시간인지 그저 회피나 유희의 시간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 지하는 되돌아봄 말이다. 즉 우리에게 타이밍이 존재하고 그것이 매우 중요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자신을 성찰함으로써 '인생에는 타이밍이 존재한다.' 정도의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신을 성찰하는 것과 타이밍의 중요성의 인식에 관한 인과관계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질 수도 있다. 왜 성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는 현재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음을 인식하고 그 시간의 라벨을 붙일 수 있어야 자신이 삶을 살면서 타이밍을 놓친 시기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되돌아봄으로써 '아, 내가 이러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에 그때 제대로 된 행동을 하지 못했구나.' 하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자신을 되돌아보지 않으면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야.' 혹은 '나는 그냥 되는대로 살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생각들은 본인을 발전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퇴보시키는 일에 일조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그로 인해 타이밍의 존재를 깨달아야 한다.


 만약 타이밍의 존재를 깨달았다고 한다면 그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타이밍의 본질을 아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는 타이밍이 언제 올 지 아무도 모른다. 당장 내일부터 인생의 기회가 다가올 수도 있고, 이미 지나가 잔잔한 기회들밖에 없을 수도 있다. 때론 아득히 먼 미래의 시간에 존재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타이밍이 그렇게 중요하고 성찰까지 시키면서 언제 올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이런 불확실한 경우라 하여 매일매일을 허비하며 살아갈 것인가. 자신의 인생을 꾸며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는 시도조차 안 한 채 그저 땅만 바라보고 살아가길 바라는 것인가. 나는 결코 이러한 삶이 괜찮은 삶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물론 타이밍은 우리에게 매우 불친절하다. 그 어떤 조짐조차 보여주지 않고 소리 소문 없이 지나가기도 하며, 놓쳐을 때 다시 재기회를 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 모든 것을 우리 스스로가 인식하고 깨닫고 잡고 다시 찾아야 한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우리가 괜찮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그렇게 타이밍의 본질에 대해 알았다면 마지막 질문이 남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타이밍은 어떻게 잡는가에 대한 질문이 말이다. 나는 이에 대한 답을 이렇게 답하고 싶다. '끝없는 자기 노력이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라고 느낄 수 도 있다. 하지만 기회를 잡는 것에 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다. 타이밍은 우리가 숨 쉬는 노력조차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손에 잡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린 기적이 일어났다고 표현하지 타이밍을 적절히 잡아 성취했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우리는 타이밍을 잡기 위해 삶의 매 순간을 노력하며 살아가야 한다. 


 나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이를 깨달았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글이라는 것은 어느 순간 뇌 속의 전구가 켜지며 수 십 글자가 써질 때도 있지만, 어느 때는 하루 종일 머리를 부여잡아도 한 문장도 안 나올 때도 있다. 즉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 일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렇기에 나는 항상 여유로운 시간이 오길 기다렸다. 분명히 하루하루를 생각하면 남는 시간이 있었고 나 혼자만의 시간이 존재했다. 다만 그 시간의 양이 적었을 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하루의 시간이 얼마 없다는 이유로 항상 긴 시간이 나는 날을 기다렸고, 많은 시간을 허공에 흩뿌렸다. 어느 날 옥상에 담배를 피우며 하늘을 보는데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흩뿌렸던 많은 나날들에 각각 한 문장 씩이라도 썼다면 지금쯤 단편 소설 한 권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말이다. 나는 항상 글을 쓸 타이밍을 기다리기만 했지, 정작 타이밍이 오더라도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평소에 글을 쓰는 시간을 가졌다면 실력이 올라갔을 것이고 그렇다면 오랫동안 글을 쓸 타이밍을 잡아 글을 다듬었을 것이며, 이는 모여 나의 커리어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하지 못했다.


 이러한 생각이 머릿속을 휩싸기 시작하니 타이밍에 대한 중요성과 그를 위한 평소의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 지 머릿속을 가득 매웠다. 타이밍은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보이지 않는다. 마치 투명인간이 우리 앞을 지나가듯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은 '준비하라.'다. 허공에 시간을 흩뿌리는 것은 중단하자. 우리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이미 당신이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가 인식하고 있다. 사회가 쥐어준 계획표에 따른 행동이 아닌 당신의 마음에서 이성에서 흘러나오는 필수적인 행동을 알고 있다. 꿈이 없는 사람은 꿈을 찾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함을, 꿈을 정한 사람은 그 꿈을 향해서 달려가야 함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그것들을 회피하고 당장의 유희에 몸을 맡기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나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결국 인생의 기회가 우리에게 도달했을 때 잡을 수 있다. 때론 기회를 놓칠 지라도 다시금 잡을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나는 우리 20대가 이 점을 직시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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