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혁명에 관한 두 권의 책
역사의 변혁기에 인간들은 어떤 모습을 보이곤 했을까. 이제는 책에 눈이 가는 상태가 된 것 같아, 프랑스 대혁명에 관한 두 권의 책을 놓고 읽고 있다. 우선 장 마생의 <로베스피에르, 혁명의 탄생>은 무척 새롭다. 공포정치의 악명 높은 주인공 로베스피에르를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로베스피에르가 어떻게 오직 혁명을 위해 사는 혁명가가 되었는지를 그의 육성과 기록들을 통해 전하고 있다.
자코뱅당이 반혁명을 막기 위해 루이 16세를 처형하려고 하자 혁명 법률 위반이라는 반대 의견들이 나왔다. 그때 로베스피에르는 이렇게 말했다. “왕은 무죄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를 무죄라고 선언하는 순간 혁명이 유죄가 된다.” 혁명이란 본래 그런 것인지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혁명은 진행될 수 없기에.... 신이 아니면 누구도 손댈 수 없었던 왕의 목을 땄다. 세상이 천지개벽을 한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반혁명 인물들을 기요틴에 올렸던 로베스피에르는 36세의 젊은 나이에 그 자신이 기요틴에 세워져 처형당하고 만다.
그래서 막스 갈로의 <프랑스 대혁명>은 자유. 평등. 박애의 이념으로 시작된 프랑스 대혁명에 드리워진 폭력과 광기, 비이성의 이면을 함께 전하고 있다. 무엇이 혁명이고 반혁명인지, 그 구분은 무의미해졌다. 막스 갈로의 이 책은 1년 전에 흥미 있게 읽었고 내가 쓴 책에도 인용하고 그랬는데, 한 편의 소설처럼 읽힌다. 다시 읽어도 좋다.
혁명은 이성적 깨어남에서 출발하지만, 혁명의 과정에는 다른 한편의 비이성 혹은 광기가 함께 함을 동서고금의 혁명사들은 말해주고 있다. 역사의 변혁기 속에서 지켜져야 할 것은 무엇인지... 결코 간단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