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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선 Jan 23. 2017

아도르노의 <미니마 모랄리아>

개인의 삶에 대한 성찰의 에세이들

작곡가의 길을 포기하고 학자의 길을 갔던 아도르노는 68혁명 당시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이해의 토대를 학생운동에 제공했지만, ‘실천’에 대한 거리 유지는 그를 곤욕스러운 상황으로 몰고 갔으며, 결국 그는 좌우의 집중포화 속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한다. 그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순수성을 지키며 ‘더 많은 주체’를 갖기 위한 더 많은 반성과 해석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에게 ‘슬픈 학문’인 철학은 ‘올바른 삶’의 이론에 관한 것이었다. 아도르노의 <미니마 모랄리아>는 ‘개인의 삶’에 대한 진지한 철학적 성찰을 하는 에세이들을 모아놓았다. ‘안티테제’라는 글에서는 지식인의 고해성사와도 같은 얘기가 나온다. 지식인의 속성에 대한 경계가 담겨있다.


“다른 사람과 함께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여기며 사회에 대한 자신의 비판을 사적 이익을 위한 이데올로기로 악용할 위험이 따른다. 그가 자신의 실존을 올바른 삶의 부서지기 쉬운 이미지로 만들려 애쓰는 동안에도 그는 이러한 부서지기 쉬운 속성을 잊지 않아야 할 뿐 아니라 이러한 이미지가 올바른 삶을 대체하지는 못함을 알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에게 책임지워야 할 유일한 것은 자신의 실존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적 남용을 삼가고 사적인 생활에서도 뻐기고 젠체하지 않는 겸손함일 것이다. 이런 태도는 좋은 교육을 받은 덕분이 아니라 지옥 속에서도 그에게는 아직 숨쉴 공기가 남아 있다는 데 대한 수치심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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