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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선 Jan 27. 2017

젊음-노년-죽음의 과정

이병호 작가의 <Deep Breathing>

책을 읽다가 접한 작품 사진. 이병호 작가의 실리콘 조형물 <Deep Breathing>이다. 젊음의 생기로 가득찼던 몸이 노년으로, 다시 죽음으로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무척 강렬한 인상이 남아 여기에 소개한다. 저자 박영택 교수의 설명도 깊이를 더해준다.


사진 출처는

http://www.akive.org/artist/artworks/A0000275/%EC%9D%B4%EB%B3%91%ED%98%B8


“한 여인이 나신으로 엎드려 있다. 탱탱한 피부와 관능적인 살이 부드럽게 흐른다. 그러나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 풍성한 살은 안쪽으로 함몰되고 쭈그러들면서 갈비뼈와 살갗에 잠겨있던 온갖 뼈들을 드러낸다. 아름답던 몸은 이내 흉측한 시신처럼 바뀐다. 뼈로 돌아가는 것이다. 뼈는 모든 인간이 동질성으로 귀환하는 지점이다. 뼈를 덮은 살이 개별성을 증명하는 지점이라면 그것이 사라지고 지워진 자리에 처연히 남는 뼈는 결국 죽어서 남는 마지막 지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인간의 몸은 이렇게 사라지고 죽는 물질이다. 동시에 이는 아름답고 관능적인, 삶으로 충만한 한 여인이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또는 변하지 않기를 원하는 바람을 덧없이 깨는 일이기도 하다. 사람의 육체가 변화를 본질로 하듯 인간의 마음 또한 결코 고정되거나 영원할 수 없다.” 

-  박영택 <애도하는 미술> 가운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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