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눌한 발음으로 가진 북토크 자리

병마가 남긴 상흔조차 나의 것입니다

by 유창선

지난해 2월 뇌종양 수술을 받고 재활병원 병상에서 책을 써서 출간했습니다. 10월에 퇴원을 하고 나서 독자들과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 북토크를 네 차례 가졌습니다. 제주에 가서 한달 살기를 하면서도 두 차례의 북토크를 가졌습니다.


- 11월 7일 <날일달월 생채식과 작은 책방> 북토크

- 11월 13일 <시사저널> 월례강좌 저자 강연

- 12월 15일 제주시 문화도시센터 주최 북토크

- 12월 18일 제주시 애월읍 <그림책방&카페노란우산> 북토크


제가 쓴 책을 읽고 참석해주신 분들과 우리들의 삶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병상에서 힘들여 책을 쓴 이유, 주어진 시련을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 가볍고 소소한 삶의 행복에 대한 생각, 자신을 돌보는 삶에 대한 생각 등을 많이 얘기했습니다. 특히 본인이나 가족이 많이 아파서 힘들었던 분들이 많이 참석해서 저의 얘기를 들으셨습니다. 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힘들어하는 사람들끼리 서로에게서 위로받는 것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소중한 일이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뇌수술 후유증으로 아직까지 발음이 완전하지 못합니다. 수술 직후에는 혀가 완전히 마비되어 말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지만, 그 뒤 아주 조금씩 회복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약간 어눌한 정도까지는 회복되었습니다. 그동안 했던 북토크는 투병의 얘기가 나오는 자리였기에 자연스러운 상흔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습니다. 발음이 약간 어눌한 정도이기에 막상 별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IMG_9680.JPG <시사저널> 월례강좌 저자 강연


KakaoTalk_20191108_072251366.jpg <날일달월 생채식과 작은 책방> 북토크


KakaoTalk_20191216_183803200.jpg 제주시 문화도시센터 주최 북토크


KakaoTalk_20191219_102255220.jpg 제주 애월읍 <그림책방&카페노란우산> 북토크


한 지인이 저에게 묻더군요. 발음이 완전하지 않은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 잡고 말하는게 부끄럽지는 않느냐고. 물론 남들의 시선을 그렇게 의식하는 경우들도 있겠지만, 저는 부끄럽지 않습니다. 뇌종양이라는 병이 생긴 것은 저의 탓은 아니었고, 저는 주어진 상황에서 다시 살아서 일어서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부끄러움이란 자신의 잘못이 있었을 때 생겨나는 양심의 반응입니다. 저는 최선을 다했기에 부끄러움 없이 말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 같이 몸의 어느 곳이 불편한 사람이 이렇게 마이크를 잡는 모습이 많아질수록 진짜 큰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의 사회적 환경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병마가 남긴 상흔 조차도 나의 것입니다.


발음이 완전하게 돌아오도록 재활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할 듯합니다. 뇌수술이라는게 후유증 완치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무서운 것이더군요. 도서관이나 독서모임 같은 곳을 통해 새해에도 독자들을 만나 얘기를 나눌 기회가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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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43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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