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빠의 섬망 증상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추운 겨울 어느 날, 술 마시고 밖에서 넘어진 우리 아빠는 뇌출혈이 발생했다.
넘어지고 일주일이나 지나서야 뇌출혈 증상이 도드라지게 눈에 나타났고, 그렇게 아빠는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친오빠가 보호자로 아빠를 따라갔었기 때문에 병실에 있는 동안은 오빠가 다 간호를 했어야 했다. 코로나로 인해 보호자는 1명만 들어갈 수 있었고, 면회조차 쉽지가 않았다.
아빠는 의식을 되찾고, 중환자실에서 나와 다른 병실로 이동을 할 수는 있었지만 정신이 온전치 돌아오지는 않았다. 바로 옆에서 아빠를 지켜보던 오빠는 아빠가 자꾸 돌아가신 큰 아빠가 1층에 왔다며 말을 계속했고, 말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나에게 보내주었다.
아빠는 기억을 다 하지만 돌아가신 큰 아빠에 대해서는 돌아가셨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였고, 지갑을 들고 온 적도 없었는데 다른 병실에 지갑을 놔두고 온 것 같다며 왔다 갔다 했었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헛소리를 계속했는데, 이 증상은 뇌출혈 환자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섬망 증상이라고 했다. 다행히 퇴원을 하고 시간이 지나니 이 증상은 자연스럽게 없어지기는 했지만, 처음 이 증상을 보였을 때는 당황스러웠다.
병원에 있으면서 욕을 하기도 하고, 헛소리를 하기도 하고, 자꾸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말을 해 옆에서 지켜보던 친오빠가 고생을 참 많이 했었다.
(검사를 위해 군것질을 하지 말라했지만, 몰래 병실을 나가서 먹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해서 보호자인 오빠가 혼나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로도 아빠는 2023년 10월에 술을 엄청 마시고, 집 안에서 크게 넘어진 적이 있는데 이 때는 엄마가 빠르게 병원을 데려갔지만 입원을 준비하는 도중에 아빠가 병원에서 도망을 쳤다.
뇌경색이 발견되어 빠르게 치유가 필요했지만, 아빠는 기껏 도착한 병원에서 도망을 나와 집으로 돌아왔고, 병원으로 안 돌아가려고 해서 치유할 시기를 놓쳤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4년 12월 지금은 예전처럼 일을 할 수 있는 몸은 아니지만 더 심각해지지는 않았다.
다만 지금은 많이 기력이 쇠하였고, 몸에 있는 근육과 살이 많이 빠져 또래보다 더 나이가 들어 보이기는 한다. 워낙 운동을 안 하고, 집 밖을 나가는 것도 안 좋아해서 요즘은 먹고 자고 먹고 자고만 반복하고 있다.
뇌출혈과 뇌경색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 아빠는 말을 좀 어눌하게 하고, 팔에 힘이 안 들어가 어쩔 때는 젓가락질도 안 돼서 포크로 밥을 먹을 때도 있다.
그래도 한창 술 마시고 밖에서 돌아다닐 때보다는 지금이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