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정리를 하고 있거나
빨래를 개거나 널 때
혹은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
종종 유튜브를 듣곤 한다.
두 아이 키우며 일도 하고
집안일도 하려면 이런 짬 시간도
아끼고 아껴 뭐라고 하나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조금 지치는 날이면
핸드폰 속 소리가 소음처럼 윙윙댄다.
그런 날이면 머릿속으로 글을 쓴다.
이사하며 느낀 소소한 감정이나
아이들과 지내며 느꼈던 순간들
책을 읽으며 감탄했던 문장이나
사소하고 힘들고 아련한 마음들이
글이 되어 머릿속에 가지런히 정리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데
머릿속 글들은 멋지게 잠시를 수놓았다
허무하게 사라져 간다.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그 빼어난 글솜씨를 늘 흠모하던 이가
브런치에 종종 짧은 글을 올린다.
그이의 글을 짧지만 충분하고
때론 나지막한 친구의 목소리같이
따뜻하고 나른하다.
그녀처럼 아름다운 글을 써낼 재간은 없지만
나이가 들수록 조금 더 쌓여가는 무심함으로
못 쓴들 어떠랴 하는 두둑한 마음이 든다.
글을 써야겠다.
43년의 시간은 흘려보냈다만
남은 43년의 시간은 잘 기록해 놓아야지.
혼잣말하지 말고 글로 이야기해야지.
작은 시작을 결심한 오늘 아침
설렘 한 방울이
마음 한 구속에 똑떨어진다.
물결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