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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천 Jul 22. 2021

1. 정말 오랜만의 도쿄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 도쿄, 2014년 7월 20일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가 드롭되었다.


1년 넘게 고생해서 만들었던 작업물은 하루아침에 의미 없는 데이터 조각이 되어버렸고, 팀은 구조 조정에 들어갔다. 이유야 어쨌든, 쉼 없이 달리기만 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일주일 조금 넘는 시간이 생겼다.


몇 년 전 잠시 살았던 도쿄에 다시 가보고 싶어 졌다.

아직 채 가시지 않은 피로감을 견뎌내며 도쿄 도착.


4년 7개월 만에 돌아온 도쿄는 거의 변한 게 없이 그대로였다. 하지만 아르바이트하던 돈부리 체인 '나카우' 오타키바시 토오리 점엔 이미 K 점장님도 Y 아저씨도 없었다. 두 아저씨는 아직 여러모로 어수룩하던 유학생이었던 나를 무척 챙겨주시던 분들이다.


오랜만의 나카우 규동이 정말로 반가웠지만, 약간 섭섭한 기분.

일하고 계시던 아르바이트 분께 두 분에 대해 혹시 아는지 여쭤봤다. Y 아저씨에 대해서는 모르셨지만, K 점장님은 어쩌면 이케부쿠로 점으로 순환 배치되셨을지도 모른다고 귀띔해주셨다. 내일은 이케부쿠로도 들려봐야겠다. Y 아저씨도 그립지만, K 점장님께는 꼭 다시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할 이유가 있으니까.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에 신발 다 젖어가며 자주 거닐던 신주쿠와 신오오쿠보의 거리를 밤새도록 돌아다녔다. 발에 생긴 물집이 제법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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