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천 Jul 23. 2021

4. 이게 뭐라고 못 했을까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 요코스카, 2014년 7월 23일

요코스카에 와서 유람선을 타고 항구에 정박 중인 해상자위대의 군함을 구경했다. 성인 1,400 엔.

몇 년 전 일본에서 살 때도 요코스카에 한번 놀러 온 적이 있다. 그때도 유람선은 있었지만, 끝내 타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한 채 돌아왔었다. 그때는 뭐가 그리 아깝다고 이런 거 하나 못 타고 쩔쩔맸을까. 사실 돈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벌었는데. 아르바이트 2개를 하며 하루 평균 12시간씩 일하고 있던 지라, 돈은 웬만큼 벌고 있었다.


아마도, 각박한 외국 생활에 마음이 쪼그라들어 있었던 거겠지.


하루 이틀 정도는 혼자서 조용하게 쉬고 싶어 특가로 나온 호텔을 예약했다. 호텔은 편하고 조용하지만, 역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쪽이 여행 중에는 더 끌린다. 모레는 평소대로 게스트하우스에 묵어야겠다.

저녁을 먹을 곳을 찾으러 도부이타 거리를 한참 헤매다가 어느 케밥 가게에 들어왔다. 가게 주인 분은 요코스카 출신 뮤지션, '히데'의 팬이셨다. 사실 나도 그랬다. 관광지 치고는 그리 볼 것 없는 요코스카에 또 들린 이유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인 그의 고향이기 때문이니까.

주인 분께서 매년 근처에 있는 히데의 묘지에 성묘를 가신다고 하시길래, 부탁드렸더니 메모지에 주소를 적어주셨다. 내일은 그의 묘지에 가봐야겠다.


몇 가지 에피소드가 더 있었지만 너무 피곤해 어서 잠들고 싶은 관계로 오늘의 일기는 끝.

다리가 너무 아파 더 이상 걸을 수 있을까 걱정 많던 하루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3. 4년 7개월 만의 재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