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풍경이보고 싶어서] 후쿠오카, 2017년 8월 19일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일기를 쓰지 않는 것도 글쟁이로서 좋은 태도는 아닌 것 같은데.
후쿠오카 여행 첫째 날이다. 티켓을 예약하고도 한참 남았던 것 같았는데, 정신없이 살다 보니 실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비행기를 타고 또 일본 땅에 도착했다. 이제 낯섦과 신기함보다는 익숙함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나라지만, 이번엔 그게 필요해서 온 거니까.
이럴 때는 참 싫지만, 여행지에 도착한 지금도 쓰다가 온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맴돈다. 이 부분은 이렇게 쓰는 게 낫지 않았을까, 이 캐릭터의 성격이라면 이렇게 행동하는 게 맞지 않나... 글을 쓰는 거 자체를 즐기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일에 중독된 걸까. 굳이 그걸 나눠야 되나 싶기도 하고.
심심하게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좋아하는 돈코츠 라멘을 먹고 사고 싶은 거 사면서 며칠 생각 없이 지내다가 돌아가고 싶다. 며칠 동안 하고 싶은 대로 살다가 가기로 결심했으니, 만약 시나리오를 쓰고 싶어지면 굳이 참지는 않을 생각이고.
참 다행히도, 그 많은 일을 겪고 나서도 글 쓰는 일이 싫어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