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의 경계에서] 요코스카, 2017년 12월 31일
요코스카에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놀라며, 배불리 먹고 새해맞이 불꽃놀이를 구경했다. 생각보다 힘들고, 생각보다 즐거웠던 해의 경계.
12시가 넘었다. 이제 2018년이다.
요코스카에 오기 전 요코하마에 잠깐 들렸었다. 그곳 어느 한 구석에서, 단짝이었던 어학원 친구랑 걸터앉아 사진 찍었던 낡은 목제 의자 두 개가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걸 보고 참 반가워했다. 일본에 오고 싶은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많은 것이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있다. 이곳은 추억을 함부로 상처 입히지 않아서 좋다.
내일 아침에 부모님께 안부전화드리려고 전화 발신이 되는 유심을 장착해왔다. 별문제 없이 잘 터져줬으면 좋겠는데.
오늘 눈에 담았던 요코스카의 풍경도 변함없이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년에도 올 수 있으면 좋겠다. 2018년은 작년보다 덜 힘들고 더 즐거웠으면 좋겠다. 이상하게 너무 힘들고 지치는 한 해였다.
다른 것보다도, 마음이 허하지 않은 한 해가 되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