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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천 Jul 25. 2021

4. 2018년의 첫날

[해의 경계에서] 요코스카 → 도쿄, 2018년 1월 1일

일상에서 따라온 상처나 의문은 여행 중에도 완전히 모습을 숨기지 못하고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떠올라 곧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함을 일깨워준다. 작년은 참 힘든 과정을 거쳤다. 올해는 더 나은,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을까.


만화 <슬램덩크>의 오프닝에 나왔던 카마쿠라코코마에 역 앞 바닷가 건널목을 구경 갔다가, 생각보다 경치가 마음에 들어 다음 역까지 바다를 따라 한참 걸었다. 걷다가 나온 어느 이름 없는 동네 신사에서 올해의 행운을 빌고 왔다. 우선 새해 첫날 아침은 기분 좋게 시작한 것 같아 다행이다.

저녁엔 오다이바의 리얼 사이즈 유니콘 건담을 보러 갔다. 수많은, 수 백 명은 되는 사람들이 변신 이벤트를 보려고 저녁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있었다. 내가 만든 콘텐츠를 사람들이 저렇게 좋아하는 날이 올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그러지만, 솔직히 부러운 건 부러운 거다.

이제 조금만 걸어도 통증이 남아 있는 오른쪽 발목이 시큰거린다. 장기여행 또 떠나려면 꼭 나아야 할 텐데. 내일 집에 간다. 마지막 날이라고 괜히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 놀다가 공항으로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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