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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천 Jul 26. 2021

2. 야쿠시마 첫날

[파도의 섬, 안개의 숲] 야쿠시마, 2018년 6월 14일

고속선을 타고 도착한 야쿠시마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마 떠날 때까지 내렸다 말았다 하겠지. 적당히 우울하고 거친 날씨와 자연이 스코틀랜드에서의 트래킹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때처럼 대책 없이 힘들고 배고프기는 싫어 마트에 들러 비상식량부터 챙겼다. 이걸 전부 먹을 일이 생기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설마, 그때만큼 여행객을 무자비하게 내버려 두는 곳은 아니겠지?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트래킹 코스를 추천해주던 프랑스 청년은 나보다도 일본어가 능숙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 둘이 만나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도쿄에서 살 때도 느꼈지만, 프랑스 사람 중에 일본 문화에 빠져 일본에 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제법 일찍 도착한 탓에 체크인까지 몇 시간이나 남아있었다. 점심으로 날치 튀김 정식(평생 처음 보는 날치가 튀겨진 모습이라니)을 먹은 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다가 숙소에 체크인하는 건 싫어 버스를 타고 편도 1시간 40분 걸려 오코노타키를 보고 왔다.

글쎄... 적어도 난 별로. 듣던 것보다 그다지 웅장한 느낌이 드는 곳은 아니었다. 다른 곳도 비슷한 느낌이면 실망일 텐데. 다른 곳은 몰라도 시라타니운스이쿄의 이끼 숲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내일은 우선 야쿠스기 랜드부터 갔다 온다.


저녁에 먹은 동네 골목 중화요릿집의 라멘은 영 별로. 라멘이라고 다 맛있는 건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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