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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천 Jul 26. 2021

3. 야쿠스기 랜드

[파도의 섬, 안개의 숲] 야쿠시마, 2018년 6월 15일

야쿠스기 랜드에 다녀왔다.


애니메이션 <모노노케히메>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하는 시라타니운스이쿄보다는 평가가 높지 않길래 큰 기대하지 않고 갔다가 의외로 감동받은 숲. 안개에 둘러싸인 야쿠스기 랜드의 숲 속은 참 신비로웠다.

걷던 중 또래쯤으로 보이는 일본인 여자 여행객과 잠시 동행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행지에서는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는 만큼 금방 친해진다. 그리고 보통은 각자의 여행이 끝나며 멀어진다.


야쿠스기 랜드의 출발 지점에서 그분과 다시 마주쳤다. 자신의 숙소인 안보 항까지라도 같이 렌터카로 돌아갈까 물어왔지만, 버스 티켓을 이미 끊어놓기도 해서 서로 행운을 빌며 그곳에서 작별했다. 낯선 숲 속에서 잠시 마주친 인연으로만 기억하고 싶었다. 야쿠시마에서는, 그냥 혼자이고 싶었다.

호스텔 발코니에서는 유럽이나 북미 쪽에서 온 듯한 여행객들이 즐겁게 떠들고 있고, 홀 안에는 나 혼자. 내일은 새벽부터 일어나 오후까지 10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 전화도 잘 터지지 않는다고 하는 깊은 숲 속에서의 트래킹이라, 안전을 위해 꼼꼼히 체크해둬야겠다 싶어 호스텔에서 나눠준 버스 시간표와 섬 지도를 보며 조용히 내일의 여정을 되짚어보고 있다.


오랜만의 트래킹이라 제법 노곤하다. 빨리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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